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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4월 16일 06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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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목격자들은 이 화물기가 엄청난 폭발음을 내며 공중에서 폭발했다고 전했으나 다른 일부 목격자들은 화물기가 민가로 추락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인근 공사지역으로 방향을 틀었다고 전했다. 정부 당국은 테러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의류와 전자제품 등 화물 62.3t을 실은 이 비행기에는 기장 홍성실(洪性實·54) 부기장 박본석(朴本錫·35) 정비사 박병기(朴炳基·48)씨 등 3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이들은 모두 숨진 것으로 보인다.
화물기 잔해는 민가가 드문드문 있는 농촌지대의 도시개발지역에 떨어졌으며 이 바람에 7세 어린이를 포함한 중국인 주민 5명 이상이 숨지고 40∼50명이 부상했다고 현지 중국관리들이 밝혔다.
이들 부상자 가운데 절반 가량은 위험한 상태이며 따라서 사망자가 크게 늘어날 수도 있다고 현지 병원관계자들이 말했다.
미국 맥도널 더글러스사(社)가 제작한 MD11 기종의 이 화물기는 이날 오후 5시4분 훙차오 공항을 출발해 오후 6시27분 김포공항에 도착할 예정이었으나 훙차오 공항을 이륙한 지 6분만에 추락했다.
사고 당시 훙차오공항 일대에는 초속 6.2m(12노트)의 바람이 불고 약간 굵은 비가 내렸으나 가시거리는 10㎞ 이상으로 좋은 편이었다.
대한항공은 사고 비행기가 엔진폭발을 일으켰거나 테러에 의해 폭발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 당국의 한 관계자는 “최근 한국과 중국의 관계개선을 저해하려는 세력이 보복 또는 경고하기 위해 테러를 가했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밝히고 “우리는 대공용의점에 대해서도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만약 테러가 자행됐다면 여객기에 비해 검색이 느슨하다는 이유 때문에 화물기를 표적으로 삼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중국 공항에서는 작은 화물은 X선 투시기로 검색하지만 큰 화물은 표본만 검사한다.
중국 상하이시는 부시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사고대책본부를 설치하고 사고원인 조사와 피해상황 파악 등에 나섰다. 정부와 대한항공은 관계자들을 상하이에 보냈다. 건교부는 서울에 별도의 사고대책본부를 두었다.
〈조헌주·황재성·홍성철기자·상하이〓이종환특파원〉hans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