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세계경제 전망과 과제]동남아-러시아-중남미

  • 입력 1998년 12월 31일 18시 06분


《98년 서방선진 7개국(G7)은 세계 동시불황을 막기 위해 이례적으로 금리인하 등 정책공조를 취했다. 그러나 99년 세계경제의 불안요인은 여전히 남아있다. 뉴욕과 런던 등 금융중심지에서는 선진국 경제의 침체가능성, 이머징마켓의 또 다른 붕괴 등 흉흉한 시나리오들이 나돌고 있다. 동남아 러시아 등 신흥시장의 경제상황이 우리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을 우리는 경험했다. 우리 경제가 위기상황을 벗어나려 안간힘을 쓰던 98년중 ‘가장 아찔했던 고비’로 뉴욕외채협상과 함께 러시아 모라토리엄(대외채무 지불유예)사태를 꼽았을 정도. 우리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이들 선진국과 신흥시장의 새해 경제기류를 짚어본다.》

[동남아]

전반적인 경기침체가 내수 투자 수출부진으로 이어지면서 위기상황이 지속되고 있다.인도네시아 등 일부 국가에서는 정치적 사회적 혼란이 가중되면서 새해 상반기(1∼6월)까지는 경기가 하강국면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란 예상이 많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는 여전히 제2의 외환위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 금융개혁이 부진한데다 과다한 부실채권으로 외부의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능력마저 부족하기 때문이다. 국제금융환경이 좋아지고 구조조정정책과 경기부양책이 성공적으로 추진될 경우 하반기(7∼12월)부터는 경기가 다소 호전될 전망. 태국 필리핀 싱가포르 등은 소폭이나마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설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러시아]

98년 8월17일 상업차관에 대한 90일간의 모라토리엄을 선언하면서 심각한 경제혼란에 빠져들었다. 루블화 환율이 급등했고 금융권이 도산사태에 직면했으며 수입이 급격히 줄어들고 물가가 치솟았다.새해에도 금융위기로 인한 불안정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러시아 경제부는 러시아 경제성장률이 98년 ―5.0%에 이어 99년엔 ―5∼―6%로 예상했다.

현재 진행중인 대내외채무 만기조정에 실패할 경우 공공채무에 대한 디폴트(지급불능)상태에 빠질 수도 있다.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하면 국제금융시장을 다시 한번 위기속으로 몰아넣고 우리나라에도 큰 충격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중남미]

석유 및 곡물 등 주요 수출상품의 국제시세 하락과 아시아위기이후 지속되고 있는 전세계적인 수요 둔화로 인해 98년 하반기부터 경기침체가 본격화됐다. 98년 2.1%로 성장률이 둔화된데 이어 99년에는 2.0%의 낮은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와튼계량경제연구소(WEFA)는 전망했다. 가장 큰 변수는 브라질. 98년 11월 국제통화기금(IMF)과 선진국들이 브라질에 4백15억달러의 구제금융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중남미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어느 정도 해소됐지만 브라질 레알화의 평가절하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브라질이 평가절하를 단행할 경우 주변 국가들도 경쟁적으로 평가절하에 나서 중남미 금융시장의 불안이 가중될 우려도 있다. 브라질에 대한 IMF의 지원이 브라질의 긴축정책을 전제로 하고 있어 중남미 국가들의 성장이 예상보다 더 위축될 수도 있다.

〈신치영기자〉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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