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상/단독-확대회담 대화록]

  • 입력 1998년 11월 21일 19시 58분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의 21일 단독정상회담은 예정시간(30분)을 훨씬 초과한 1시간 20분동안 진행됐다. 대신 확대정상회담은 20여분만에 간단히 마쳤다.

[단독회담]

김대통령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중국방문 결과를 설명하고 클린턴대통령이 일본방문결과를 설명한 뒤 김대통령이 대북정책에 대한 견해를 밝히는 순으로 진행됐다.

▼클린턴대통령〓김대통령의 대북정책을 강력히 지지한다. 단지 미국 국내사정때문에 신경을 써야겠다. 북한정책조정관으로 의회와 관계가 좋고 한국문제를 잘 아는 페리박사(전 국방장관)를 지명했다. 그의 역할에 기대가 크다. 제네바합의는 반드시 이행돼야 한다.

▼김대통령〓남북한간에 불필요한 긴장조성은 바람직하지 않다.

▼클린턴대통령〓동의한다. 한미 공조 하에 일관성 있게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해결하도록 노력하자. 국제적 지지도 얻어야 하므로 중국 일본과 긴밀한 협조 속에 모두 한 목소리로 북한을 설득하면 효과가 있을 것이다. 어떻게 하든 북한을 고립시키지 않고 우리 목표를 달성하느냐 하는 것이 문제다. 어제 한국에서 TV로 금강산관광 유람선이 떠난 것을 참 감명깊게 봤다. 이 지역 안보를 위해 지하시설의혹을 규명하고 미사일 확산을 저지해야 한다.

▼김대통령〓(최근 북한의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설명한 뒤) 북한에 대해서는 포용정책을 써야 하며 제네바 합의를 준수하고 불필요한 긴장을 조성하지 않도록 인내심을 가지고 일관성 있게 대처해야 한다.

▼클린턴대통령〓대북정책에 대해서는 완전히 일치한다. 우리는 대북 포용정책을 계속 추구하자. 미국민의 지지와 미의회의 지지가 필요하므로 현명하고 슬기롭게 풀어나가자. 한반도문제를 풀 수 있는 분은 김대통령뿐이다. 경제문제에 있어서도 한국의 개혁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재벌구조조정 한미투자협정 및 철강수출과 쇠고기 의약품수입 문제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뒤) 미국 제약회사 제품에 대한 차별이나 장애가 없도록 해달라.

[확대회담]

▼김대통령〓단독회담에서 많은 얘기를 했으므로 간단히 마치자. 우리 속담에 먼저 할 말 나중에 한다고 했는데 이제야 인사드린다. 6월 미국방문 때의 환대와 APEC 정상회의 때의 세차례 편지 그리고 외환위기 때의 성원에 진심으로 감사한다. 양국간의 모든 문제는 대화를 통해 자동차협상 때처럼 타결할 수 있다고 믿는다. 한미간 자동차협상은 한미간 경제협상의 모델케이스가 될 것이다. 한미투자협정이 조속히 체결되기를 바란다. 미국은 아시아 민주발전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미얀마문제는 미국이 주도적으로 나서야 한다.

▼클린턴대통령〓거듭 포용정책을 강력하게 지지한다. 한국에서 추진하고 있는 구조조정에 감사하고 있다. 우리는 어제 일본에서도 할 일을 다하려고 했다. 일본의 경제회복이 아시아경제에 큰 영향을 줄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에 와보니 마치 집에 있는 것 같은 분위기다.

〈임채청기자〉cc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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