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정상회담]클린턴, 日에 경기부양 촉구

  • 입력 1998년 11월 20일 19시 27분


19, 20일 이틀간 일본을 방문한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은 일본에 내수위주의 조속한 경기부양을 촉구하며 대일(對日)경제압력을 가하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

클린턴대통령의 집요한 공세앞에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총리는 결국 ‘대미(對美)공약’이라는 이례적인 형태로 “1,2년 이내에 일본경기를 침체에서 벗어나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클린턴대통령은 20일 도쿄(東京) 영빈관에서 열린 양국 정상회담에서 “오부치총리가 취임후 경제회생을 위해 노력해온 점을 평가한다”며 일단 오부치총리를 추켜세웠다.

그러나 클린턴대통령은 ‘진짜 하고 싶은 말’을 바로 쏟아내기 시작했다.

그는 “일본의 대미흑자가 갈수록 늘어나는 등 미일간 무역불균형이 심각하다”고 불만을 표시한 뒤 “일본은 내수확대, 특히 수입확대를 통한 경제성장으로 무역불균형을 해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농수산품 등 일본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정상회의에서 관세인하를 거부한 9개 분야의 관세인하를 거듭 촉구하고 일본의 대미(對美)철강수출증가에도 깊은 우려를 표시했다.

클린턴대통령은 이날 오전 미일 재계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주일 미국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특별강연에서도 “올들어 아시아국가들의 대미수출은 50억달러 늘어난 반면 대일(對日)수출은 오히려 1백30억달러 줄어 일본이 아시아 경제회복의 견인차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며 비난했다.

두 정상은 일본경제문제에서는 대립했지만 아시아경제위기 극복의 중요성과 양국이 공동대응해 나아가는 데는 의견이 일치했다.

이날 도쿄금융시장에서는 오부치총리가 조기경기회복을 미국에 ‘공약’했다는 소식과 자민당과 자유당의 연립정권 합의가 ‘호재’가 돼 엔화가치와 주가가 동반 급등했다. 엔화가치는 전날보다 2엔이상 오른 달러당 1백18엔대를, 닛케이(日經)평균주가도 4백25.48엔이나 오른 14,779.94엔을 각각 기록했다.

〈도쿄〓권순활특파원〉shkwo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