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과학자들,인체구성 母세포 배양 첫 성공

  • 입력 1998년 11월 6일 19시 30분


미국의 과학자들이 최초로 인간의 세포를 배양하는 데 성공했다고 5일 발표했다.

미국 위스콘신대 발달생물학자 제임스 톰프슨박사와 존스 홉킨스대의 생리학 교수 존 기어하트 박사는 과학전문지 사이언스와 국립과학원회보에 각각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인간의 기간세포를 배양해 이들이 시험관 속에서 연골 뼈 근육 신경세포 장세포 등으로 성장하는 것을 관찰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기간세포는 장기(臟器)부터 피부조직까지 각종 신체조직으로 성장하는 일종의 모세포(母細胞)를 말한다. 과학자들은 이 기간세포를 추출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기간세포의 배양에 성공함으로써 앞으로 파킨슨병과 같은 신경퇴행성 질환, 당뇨병, 심장병, 그리고 일부 암을 완치시킬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이 열렸다고 사이언스지는 평가했다.

또 각종 세포 및 장기의 ‘생산’이 가능해져 인간의 각종 신체조직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인간의 생성은 이렇다. 수정란이 15∼20개의 세포덩이로 구성된 낭포로 발전하고 낭포의 기간세포들이 세포분열을 거듭하면서 심장 등 각종 장기와 신체조직으로 분화돼 인간의 형체를 이룬 뒤 태어난다.

톰프슨 박사팀은 불임치료를 받은 환자가 제공한 수정란에서, 기어하트 박사팀은 낙태한 태아의 배종세포에서 각각 기간세포를 추출했다.

실험결과에 대한 반응은 엇갈린다. 인간의 노화를 방지하고 장기부족에 시달리는 환자들에게 장기를 공급할 수 있는 획기적인 실험이라는 평가도 있다. 그러나 비윤리적이라는 비난도 있다. 미국 로욜라대의 유전학자인 케빈 피츠제럴드 목사는 “기간세포가 추출된 태아는 살아날 수 없다”면서 “태아도 생명체이며 과학의 발전이라는 미명으로 생명체를 파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기간세포를 특정 장기로 진화하도록 유도하는 과학기술은 아직 걸음마 단계. 면역체계와 세포를 일치시키는 문제 등이 있어 이번 실험결과가 실제 장기공급에 이르기까지는 수년이 더 걸릴 것으로 미 생물학계는 내다보고 있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eunt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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