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中 「4자회담 채널」재정비…박건우 수석대표 임명

  • 입력 1998년 9월 24일 19시 11분


정부는 다음달 재개될 ‘한반도 평화체제구축을 위한 4자 회담’의 우리측 수석대표로 24일 박건우(朴健雨·전 주미대사)외교통상부 본부대사를 임명했다.

미국은 이미 찰스 카트먼 국무부부차관보를 ‘4자회담 특사’로 임명했고 중국은 차관보급이었던 대표를 차관급으로 교체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최근 뉴욕에서 끝난 북―미(北―美)고위급회담에서 4자회담 재개가 합의됨에 따라 대화채널 재정비에 나선 셈이다.

남북한과 미국 중국이 참여하는 4자회담의 기본목표는 한반도의 정전체제를 항구적 평화체제로 전환, 긴장상태를 완화시키자는 것.

대북정책의 두 축을 남북대화와 4자회담에 두고 있는 우리 정부도 3월 제네바 제2차 본회담을 마지막으로 다음 회담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던 4자회담의 재개를 거듭 강조해왔다.

하지만 4자 회담의 전망은 불투명하다.

뉴욕 고위급회담에서 북한이 그동안 반대해오던 분과위원회 구성, 즉 ‘평화체제 구축 분과위’와 ‘긴장완화 및 신뢰구축 분과위’구성문제에 종전보다 진전된 자세를 보이긴 했지만 한미(韓美)양국은 아직 미국에 대한 유화제스처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있다.

양국은 또 회담이 시작되더라도 북한이 종전의 ‘주한미군 철수’주장을 거둬들이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남북대화 채널이 끊어진 상황에서 실질적인 진전이 있든 없든 북한을 대화테이블에 붙잡아두는 것은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지만 4자회담을 탐탁지 않게 생각해온 북한의 태도가 변하리라고 기대하지는 않는 눈치다.

다만 4자회담의 테이블 밑에서 남북간 물밑대화가 이뤄질 개연성은 배제할 수 없다.

〈김창혁기자〉ch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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