性추문 공개 위기의 클린턴…세계 경제·정치 「빨간불」

  • 입력 1998년 9월 13일 20시 18분


케네스 스타 특별검사의 의회보고서가 공개됨에 따라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의 정치적 위기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태가 세계안정에도 커다란 위협요인이 될 것으로 미 언론들은 13일 일제히 보도했다.

언론들은 또 보고서의 공개로 클린턴대통령은 최대의 정치적 위기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미 언론들은 금융위기의 전세계 확산과 러시아 정정(政情)불안 등 어느 때보다 미국의 리더십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워싱턴이 섹스스캔들 소용돌이에 빠져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는 국제금융시장의 혼란뿐만 아니라 핵강국 러시아의 붕괴조짐, 아시아에서의 핵무기개발 경쟁, 아프리카의 전쟁과 테러 등으로 국제안보가 흔들리고 있는 상황에서 유일하게 안정을 유지하고 있는 미국마저 흔들림으로써 세계안정에 대한 희망이 줄어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언론들은 “세계 각지에 문제가 널려 있는 상황에서 미국이 자신의 의무를 다하는 것은 말할 수 없이 중요하며 대통령이 그의 직무를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워싱턴의 혼란이 빨리 수습되길 바란다”는 헬무트 콜 독일총리의 말을 일제히 인용했다.

미 언론들은 또 클린턴 대통령의 의회에 대한 영향력이 급속히 약화됨에 따라 현재 의회에 계류중인 1백80억달러의 국제통화기금(IMF) 신규출자안의 연내 통과도 어려워지게 됐다면서 이에 따라 국제금융시장의 불안감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특히 뉴욕타임스는 프랑스 멕시코 싱가포르 언론을 인용, “경제위기가 아시아에서 러시아를 거쳐 중남미를 강타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지도력 부재는 세계 각국에 절망감을 안겨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미 백악관은 11일 클린턴 대통령에 대한 스타 특별검사의 보고서 4백45쪽 전문이 공개된 이후 두차례에 걸쳐 반박문을 발표하고 “이 보고서는 성행위에 대한 외설적 묘사만 있을 뿐 탄핵사유가 될 만한 범죄를 입증해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하원본회의의 표결결과 압도적 찬성으로 공개된 스타 보고서는 클린턴 대통령이 1월17일 폴라 존스 사건에서의 증언과 8월17일 연방대배심원단에 대한 증언 등에서 르윈스키와의 성관계를 부인하는 것 등을통해 최소한 다섯차례의 위증죄를 범했으며 증인회유 또는 사법방해죄를 저질러 탄핵받아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스타 보고서가 공개된 이후 백악관과 공화당 양쪽은 중간선거를 의식, 여론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 TV 토론과 신문기고를 통해 대대적인 선전전(宣傳戰)에 나섰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eunt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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