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유럽증시 이상과열…주가 연일 최고치 기록

  • 입력 1998년 4월 15일 19시 45분


아시아 경제불안을 계기로 국제자금의 흐름이 크게 달라졌다. 아시아는 위험하고 일본은 경기침체이다 보니 자금이 미국과 유럽에 한꺼번에 흘러들어가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아시아경제의 침체는 아시아에 대한 수출감소를 가져와 세계경제에 불황여파가 나타나고 있다. 실물경제와 화폐경제의 괴리로 왜곡된 미국경제는 일시에 주식시장의 거품붕괴를 가져와 급격한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뉴욕의 다우존스공업평균주가지수가 9,000을 넘는 등 욱일승천의 기세다. “다우지수의 10,000 돌파는 시간문제”라는 낙관론도 적지 않다.

그러나 아시아 경제불안으로 기업실적이 나빠지면서 경기가 감속(減速)하는 경향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경제와 주식시장 호황을 주도해온 하이테크산업의 실적부진이 두드러진다. 아시아 통화가치의 하락으로 가격경쟁력이 떨어지고 아시아에서의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다.

작년 10월까지 전년 동기대비 두자릿수에 가까운 신장세를 보였던 미국제품의 대(對)아시아수출은 작년 11월부터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그런데도 주가상승세는 수그러들 기미가 없다.

뉴욕주가는 기업수익에 기초한 적정수준보다 20%나 높으며 프랑스 영국 독일에서도 이달 들어 주가지수가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미국 주가는 타이타닉호와 비슷하다.언젠가 빙산에 부딪혀 침몰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하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거액의 자금이 움직이는 현재의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주가 변동폭도 크다. 작년 10월말 홍콩주식시장 폭락 때 다우지수는 하루기준 사상 최대폭인 554포인트나 폭락했다.

미국 증시에서 개인의 주식투자비율은 2차대전 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주가가 떨어질 경우 미국경기를 지탱해온 개인소비를 냉각시킬 것이다.또 주가의 폭락이 채권시장에 파급되면 장기금리가 상승한다. 미국경제는 안정된 달러와 저금리에 의해 떠받쳐진 측면도 있어 이 면에서도 미국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

〈도쿄〓권순활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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