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베 대지진 3주년]주민 4만여명 아직 가설주택 기거

  • 입력 1998년 1월 17일 20시 29분


6천4백30명의 사망자를 낸 고베(神戶) 대지진이 17일로 3주년을 맞았다. 겉모습에서 지진의 잔해를 찾기는 어렵다. 고베항은 완전복구됐고 도로와 철도 등 사회기반시설도 지진발생 이전 상태를 회복했다. 피해지역의 생산액도 정상수준을 되찾았다. 당국이 보는 평균복구율은 80%. 그러나 지진이 남긴 ‘그늘’은 아직도 짙어 대참사의 후유증이 의외로 오래 감을 말해준다. 2만4천가구, 4만여명의 피해주민은 여전히 가설주택에서 살고 있다. 지난 3년동안 가설주택에서 살아온 사람중 1백90명이 쓸쓸하게 숨져갔다. 피해복구과정에서 대기업은 큰 돈을 벌었지만 중소기업의 영업 실적은 좀처럼 회복될 기미가 없다. NHK방송 여론조사에 따르면 피해자들은 “가정경제상황이 지진발생 이전의 50%밖에 안된다”며 “심적 상처는 더욱 치유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한편 17일 고베에서는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郎)총리와 유족 등 5천명이 참석한 가운데 추도식이 열려 ‘대지진의 교훈을 잊지 말고 후세에 전달하자’는 내용의 ‘1.17선언’을 채택했다. 진도 7.2를 기록한 고베 대지진은 사망 6천4백30명, 부상 4만3천7백73명의 인명피해와 주택 51만3천여채 붕괴, 6천2백여채 전소 등의 피해를 낸 일본 전후(戰後) 최악의 참사였다. 〈도쿄〓권순활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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