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돋보기로 본「신데렐라의 生」「나，다이애나의 진실」

연인과의 정사(情死)로 생을 마감한 비극의 신데렐라인가, 영국왕실에 도전하고 세계평화에 기여한 여걸인가. 다이애나 사망 5개월, 그녀에 대한 평가는 아직 완결되지 않았다. 적잖은 한국사람들이 그녀의 사망 후 세계를 휩쓴 애도의 물결을 이해하지 못했다. 사치나 부리고 불륜이나 저지르던 골치아픈 여인으로 알고 있었기에. ‘나, 다이애나의 진실’(사회평론)은 여섯차례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영국 왕실의 ‘다이애나 죽이기’와 파파라치에 의해 굴절돼온 그녀의 참모습에 돋보기를 들이댄다. 결혼 전부터 계속돼온 왕세자와 다른 여인의 관계, 다이애나의 대식증, 신경쇠약, 자살시도 등 왕실생활의 어두운 이면들이 숨김없이 드러난다. 대인지뢰금지 운동이나 에이즈환자 돕기 등은 ‘고통속에서도 홀로 서려는 용기있는 여인’의 모습을 부각시키고 있다. 92년 첫 출간 당시 왕실이 ‘세계에서 가장 긴 이혼신청서’라 부른 이 책은 이제 ‘세계에서 가장 긴 유서’가 됐다. 〈김세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