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외상 방한 의미]금융지원 계기로 동반자관계 확인

  • 입력 1997년 12월 28일 19시 58분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일본 외상이 취임후 처음으로 29일부터 이틀간 한국을 방문한다. 오부치 외상은 방한 첫날 유종하(柳宗夏)외무장관과 만나 난항을 겪고 있는 한일(韓日)어업협정 개정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그러나 그의 이번 방한은 어업협정문제 외에 다른 중요한 의미를 띠고 있다. 그의 이번 방한은 △한일우호관계 재확인 △한국 금융위기에 대한 일본정부의 입장표명 등 세가지 목적을 갖고 있다. 특히 현정부와는 교착상태에 빠진 어업협정의 최종매듭을 짓고 김당선자측과는 미래지향적인 우호관계를 구축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정부는 우선 내년 2월 출범하는 「김대중 정부」와의 협력기반을 굳혀놓겠다는 생각이다. 한국의 정권교체를 계기로 그동안 독도영유권 문제나 어업협정 교섭을 둘러싸고 적지않은 갈등을 빚어온 한일관계를 서둘러 「동반궤도」에 올려놓겠다는 복안이 깔려 있다. 김대중 당선자외에도 김종필(金鍾泌) 박태준(朴泰俊)씨 등 차기정부의 「실세 일본통」들을 두루 만나는 것도 이같은 전략의 일환이다. 그러나 이번 방한이 화기애애한 분위기만은 아니다. 일본정부는 양국 외무장관 회담전에 어업협정 파기를 사실상 발표함으로써 외교적 압력을 넣고 있다. 이는 외교관례에 어긋나는 일이다. 이같은 움직임은 한국내에서 「일본이 대한지원을 무기로 압력을 행사한다」는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또 차기정부 인사들로서도 이같은 국민감정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어 자칫하면 「멀고도 가까운 나라」라는 지금까지의 통설을 재확인하는계기가될수도 있다. 〈도쿄〓권순활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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