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大選 『여성天下』…후보 5명중 4명이 여자

  • 입력 1997년 9월 23일 20시 12분


북유럽의 보수적인 가톨릭 국가 아일랜드가 바야흐로 「여성 공화국」으로 변모하고 있다. 내달 31일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있는 아일랜드에서는 최근 대선 후보에 아일랜드의 국민적 여가수 다나(44)가 출사표를 던진 것을 비롯, 여성 후보 4명이 대선 가도에 뛰어들었다. 유일한 남성 후보인 데릭 낼리(61)가 「우먼 파워」을 저지할 인물로 나섰지만 후보 지명에 필요한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이혼이 불법이었을 정도로 보수적인 이 나라에서 갑자기 여성 후보가 우후죽순격으로 등장한 것은 최근 유엔인권고등판무관으로 자리를 옮긴 메리 로빈슨 전대통령(52·여)의 탁월한 업적에 따른 후광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로빈슨 전대통령은 지난 7년간의 재임기간에 연평균 10% 안팎의 경제성장을 이뤘으며 오랫동안 적대적이었던 영국과의 관계를 개선했고 이혼 합법화, 동성애 권리 인정 등 자유화 바람을 몰고왔다. 때문에 대통령 선거에서 턱걸이 당선했을 때와는 달리 임기 말년에는 지지율이 90%나 됐다. 이번 대선경쟁에 뛰어든 여성 후보는 지난 70년 유러비전 송 콘테스트에서 대상을 차지했던 유명 가수 다나(본명 로즈메리 브라우니), 중도파인 피아나 페일당의 전상원의원이자 벨파스트대 법학 교수인 메리 매클리스(46), 「체르노빌의 아이들」이란 환경단체의 지도자로 아동복지와 환경문제에 힘써온 노동당의 애디 로시(44), 그리고 간호사 출신으로 더블린지역 유럽의회 의원인 피네 게일당의 메리 바노티(58) 등이다. 〈정성희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