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 「마당극 큰잔치」, 11개국 30개작품 참가

  • 입력 1997년 9월 4일 20시 07분


『마당극은 관습 제도 등 사람을 가두는 모든 억압에 대한 자유로움을 표현합니다. 이 초가을에 「자유의 향기」에 젖어 보세요』 경기 과천시가 문화의 열기로 후끈하다. 「세계연극제 97서울/경기」의 하나로 「97 세계마당극 큰잔치」가 6∼28일 열리기 때문이다. 생명과 환경을 주제로 전국민족극운동협의회와 한국연극협회가 공동 주최하는 이번 잔치는 관객과 배우가 함께 어우러져 마당극의 진수를 만끽할 수 있는 기회로 6일 오후2시 정부 제2종합청사앞 잔디마당에서 열림마당을 펼치면서 시작된다. 열림마당의 하이라이트는 개막식장∼과천시내∼관악산 입구로 이어지는 「대동 장승 한마당행사」. 2천명의 시민이 참여하는 이 행사에서 옛날 충청 전라 경상도 등 삼남(三南)으로 통하는 길목이었던 과천의 역사와 새로운 예술적 지평을 여는 것을 상징하는 장승을 백두산 등 전국에서 가져온 돌로 관악산입구에 심는다. 주최측은 길놀이 춤판 뒤풀이 등을 준비해 성대한 시민 한마당잔치로 만들 계획이다. 공연작 중에는 현실을 풍자하거나 현대사의 굵직한 사건을 다룬 것들이 많다. 식민지 시대 평민이 겪었던 고통의 이야기인 콜롬비아 타이에르 극단의 「예언자 포폰」, 1894년 동학농민전쟁을 다룬 「칼노래 칼춤」과 「서울로 가는 전봉준」, 광주민주화운동을 주제로 한 「점아점아 콩점아」와 「97 일어서는 사람들」 등이 그런 작품들. 이밖에 동춘곡예단의 공연 등 11개국 30개 작품이 잔디마당 중앙공원 시민회관 등 과천시내 곳곳에서 펼쳐진다. 러시아인들의 삶을 정열적인 춤과 선율로 엮어낸 돈 코사크가무단공연과 미국 핑총극단의 연극, 동춘곡예단 공연을 빼고는 모두 무료. 임진택(林賑澤·47·전국민족극운동협의회의장)집행위원장은 『탁 트인 공간에서 자유로운 놀이형식으로 공연하는 마당극은 서민들의 애환을 촌철살인으로 대변해준다』고 말했다. 02―503―6526∼7 〈과천〓이헌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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