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의 관심은 점차 식고 있지만 과학자들의 열기는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역사적 화성 연착륙에 성공한 미국 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JPL) 연구팀의 패스파인더에 대한 중간평가다.
당초 실험의 주역인 이동탐사차량 「소저너」의 수명은 일주일 내지 열흘 남짓으로 점쳐졌다. 섭씨 영하 80도로 떨어지는 화성의 혹한 속에서 에너지 충전이 어렵다고 보았기 때문. 그러나 소저너의 「건강상태」가 예상외로 좋아 JPL연구진은 의욕적인 추가실험을 계획하고 나섰다.
이 연구소의 피터 스미스박사는 『모든 상황이 예상했던 것보다 양호하다』면서 『대중의 관심은 식고 있지만 이제부터 「과학」이 시작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표에 내려선 직후 석영이 다량 함유된 듯한 「바나클 빌」이라는 별명이 붙은 바위를 분석한 소저너는 이어 「요기」라는 이름의 암석 분석 작업에 착수했다. 이 두개의 암석은모두반경 5m이내의 것들.
연구팀은 이 작업이 끝나면 소저너의 이동반경을 더 확대할 계획. 이례적으로 흰색을 띠고 있는 일명 「스쿠비 두」와 「캐스퍼」라는 암석분석 계획이 그것. 이 암석은 퇴적암일 가능성이 높아 생명체 존재의 근거를 찾아낼지도 모른다는 기대까지 낳고 있다.
「칼 세이건」기지에서 보내온 방대한 자료도 연구팀을 흥분시키고 있다. 착륙이후 이틀간 보낸 정보량만 컴퓨터 플로피디스크로 10장 분량. 이는 2백자 원고지 3만5천장에 해당하는 것으로 패스파인더는 화성의 신비와 관련, 하루에 장편소설 12권씩을 써서 지구로 보낸 셈. 이 「소설」을 모두 읽게 되면 화성의 비밀이 상당 부분 드러날 전망. 사진판독 결과에서는 마치 물이 말라버린 듯한 시내 바닥이 보였고 분화구 또는 운석의 낙하지점으로 보이는 지형도 나타나 과학자들을 더욱 흥분시키고 있다.
패스파인더의 성공은 과학적 결과 못지 않게 향후 우주탐사의 예산을 확보하는데도 청신호를 안겨주었다는 평가다.
90년대 초부터 우주탐사의 「마이크로화」를 추진해온 NASA는 이번 성공을 계기로 대형 프로젝트보다는 저비용의 「다품종 다량」식 우주탐사에 주력할 계획이다.
JPL은 토성의 「달」인 타이탄 착륙을 시도할 「카시니」계획과 99년 발사해 혜성에 1백㎞까지 접근한 뒤 먼지를 채집, 2006년 지구로 귀환하는 「와일드2」계획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최수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