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李圭敏특파원] 미국기업들의 근로자 고용형태 추이가 바뀌고 있다.
회사들이 감량경영에 따라 해고한 근로자들을 계약직으로 재고용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고 영구직보다는 일시 고용근로자의 채용비율을 높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기업이 경비를 절감하기 위해 짜낸 이런 아이디어가 오히려 회사에 불리하게 작용하는 경우도 많다는 지적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미국 노동부발표에 따르면 계약직근로자 5백만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 이들중 20%가량인 1백만여명이 과거에 해고된 후 옛직장에 다시 복귀한 사람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이 업무상 경험있는 인력을 놓치고 싶지 않으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이들을 비싼 종업원으로 계속 고용하고 싶지도 않기 때문에 빚어진 현상인 것이다.
계약직으로 재고용된 사람들 가운데는 사무실내 역학관계나 승진 등 인사문제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마음은 편하다고 말하는 경우도 많다. 특히 업무시간이 지나면 주변의 눈치를 안보고 바로 자유행동을 할 수 있어서 좋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더 많은 사람들은 자신들에게 배정된 일거리가 예전처럼 창의적이거나 야심적인 것이 아니라는 사실에 불만을 갖게 되고 특히 의료보험 은퇴연금 등에서 정규직원과 다른 처우를 받는다는 점에서 정신적 갈등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입장에서 보면 저렴한 관리비로 사람을 채용할 수 있고 특히 작업과정을 새로 교육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계약직사원들은 성취동기가 결여돼 정규직 시절보다 생산성이 훨씬 뒤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에 따라 장기적으로 회사 차원에서 보면 득이 실보다 반드시 많지는 않을 수도 있다고 이 보고서는 지적했다.
한편 「미국 일시고용 서비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2.4분기(4∼6월)말 현재 미국내에는 하루 평균 2백30만명이 새롭게 일시고용되고 있으며 이는 전체 미국 고용인력의 1.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시고용자들에 의한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3.7%나 증가해 미국에서 정규채용 대비 일시고용의 비율이 높은 속도로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따라 일시고용자를 위한 취업알선회사도 지난해 처음으로 1만개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