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민당,「낙선 선거구」예산삭감 보복

  • 입력 1996년 11월 27일 20시 10분


「東京〓裵仁俊특파원」 「우리 당 후보를 당선시켜준 지역엔 후하게, 낙선시킨 지역엔 짜게」. 일본의 집권 자민당은 내년 4월에 회계연도가 시작되는 97년 예산편성작업을 본격화면서 이같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자민당의 야마사키 다쿠(山崎拓)정조회장은 지난 25일 당간부회에서 『내년엔 재원이 없으니까 신축성있게 예산을 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달 총선에서 제1야당 신진당이 승리한 선거구에 배정할 예산을 깎겠다는 뜻. 노나카 히로무(野中廣務)간사장대리 등은 한술 더 떠서 『대형프로젝트 예산은 선거결과를 고려해서 배분해야한다』 『나고야(名古屋)나 오사카(大阪)처럼 자민당 의원이 적은 곳에 돈을 대는 것은 재미없다』는 등의 말을 서슴지 않았다. 자민당 안에서는 3년 정도 이같이 예산을 편성, 신진당 우세지역을 바짝 말려야한다는 소리까지 새어나오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야당우세지역의 자치체와 기업 등이 예산에 목말라 자민당의 품안에 기어들어오도록 압박하려는 「이익유도정치」로 과거에도 자민당이 써온 수법. 이에 대해 야당들은 「낡은 자민당 정치의 부활」이라며 불공평 예산편성 움직임을 비판하고 나섰지만 예산을 당리당략에 이용하려는 자민당의 체질을 바꿀 수 있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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