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삼성 이어 하이닉스도 최고 실적… ‘파티’ 할 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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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에 이어 SK하이닉스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쌍축포를 터뜨렸다. 23일 SK하이닉스는 1분기 매출액이 52조6000억 원, 영업이익은 37조6000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1년 전보다 매출액은 198%, 영업이익은 406% 증가한 창사 이래 최대 수치다. 특히 놀라운 것은 수익률이다. 영업이익률이 72%에 달해 엔비디아, TSMC 등을 압도했다.

SK하이닉스가 눈부신 성적표를 받아 든 데는 인공지능(AI) 시대의 총아로 떠오른 고대역폭메모리(HBM)에 선제적으로 투자해 시장을 선점한 영향이 컸다. 이른바 ‘삼전닉스(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호실적은 한국 경제 전체의 반등까지 이끌고 있다.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 대비 1.7% 증가해 5년 반 만에 최대 증가 폭을 보였다. 깜짝 성장에는 수출을 이끈 반도체의 힘이 절대적이었다. 1분기 성장에서 반도체 등 제조업의 기여도가 절반을 웃돌았다.

AI 반도체 수요 확대 등으로 당분간 한국 반도체 시장의 전망은 밝지만, 모처럼 펼쳐진 꽃길을 ‘파업 리스크’가 가로막고 있다. 23일 삼성전자 노조는 경기 평택캠퍼스 인근 왕복 8차선 도로를 점거하고 투쟁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영업이익의 15%, 최대 45조 원에 달하는 성과급을 달라는 요구를 굽히지 않고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미래를 위해 쏟아부은 연구개발(R&D) 투자비보다 많고, 지난해 주주들에게 환원한 배당금의 4배에 이른다. 오죽하면 회사의 경쟁력 훼손을 우려한 일부 주주들이 “악덕 채권자와 다를 바 없다”고 노조를 규탄하면서 맞불 집회까지 열었겠는가.

대만 TSMC, 미국 마이크론 등 경쟁사들은 명운을 걸고 ‘초격차 경쟁력’ 확보를 위한 천문학적 투자에 몰두하고 있다. 잠시만 한눈을 팔거나 투자 시기를 놓쳐도 순식간에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는 게 반도체를 비롯한 정보기술(IT) 산업의 냉혹한 속성이다. SK하이닉스가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하자마자 곧장 대규모 재투자를 언급한 것도 바로 이 같은 위기감 때문일 것이다. 오늘의 파티를 위해 미래를 갉아먹는 최악의 선택을 할 때가 아니다. 다가올 진검승부에 대비해 내실을 다지고 체력을 키우는 데 사활을 걸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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