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병·백혈병 이겨낸 15세 서윤이, 예술가로 첫발 내딛다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2월 19일 13시 53분


부산에 본인의 공방을 열게 된 정서윤 양(15). 정 양은 심장병과 급성백혈병으로 서울성모병원에서 5년간 투병했다.  서울성모병원 제공
부산에 본인의 공방을 열게 된 정서윤 양(15). 정 양은 심장병과 급성백혈병으로 서울성모병원에서 5년간 투병했다. 서울성모병원 제공
급성백혈병과 심장병으로 5년간 투병해 온 정서윤 양(15)이 꿈을 포기하지 않고 미술 공방을 열었다.

19일 서울성모병원에 따르면 영재 피아노 학교 진학을 꿈꾸던 정 양은 2021년 갑작스러운 고열로 병원을 찾았다 서울성모병원 응급실로 이송됐고 급성골수성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이후 고용량 항암제 치료를 받으며 6살 때 진단받았던 발작성 상심실성 빈맥(PSVT)이 악화돼 심장 시술까지 받게 됐다.

병동에 입원해 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정 양은 음악과 그림을 통해 힘겨운 시기를 이겨냈다. 조혈모세포 이식 과정과 회복기를 거치며 그는 가족, 의료진과 병동에서 지내는 아이들의 그림을 그렸다. 지난해 입원 중 맞은 생일날에는 입원한 친구들을 위한 작은 피아노 연주회를 기도 했다.

정 양이 여러 이들에게 행복함을 전해줄 수 있던 것은 가족의 사랑 때문이었다. 2022년 초등생 남동생은 조혈모세포 기증을, 다음 해 병이 재발했을 땐 엄마가 조혈모세포를 이식했다. 두 차례의 이식 끝에 정 양은 건강을 되찾았다. 가족들은 조혈모세포 이식과정에서 생긴 상처를 서로 ‘영광의 상처’라고 부른다. 지금도 첫 번째 동생으로부터 이식받은 날은 ‘남매의 날’, 두 번째 엄마로부터 이식받은 날은 ‘모녀의 날’이라 부르며 이야기를 나누고 끈끈한 가족애를 되새긴다고 했다.

투병으로 5년간 학교를 다니지 못했지만 정 양은 꿈을 잃지 않고 내년 예술고 진학을 준비 중이다. 치료 과정에서 만든 웹툰, 그림 등은 미술공방에 전시됐다. 정 양은 “앞으로도 그림을 통해 제가 느낀 작은 행복을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최선희 솔솔바람(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 완화의료팀) 전문간호사 부장은 “백혈병 치료과정에서는 감염 위험 때문에 사용할 수 있는 미술도구가 제한적이지만, 서윤이는 주어진 것만으로도 받는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그림을 꾸준히 그려내며 꿈을 향해 흔들림 없이 걸어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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