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투자자, 전체 37% 5조 규모 팔아
日은 英 동조 경향… 美, 순매수 1위
‘고공 행진’을 이어온 코스피가 이달 들어 조정을 받고 있는 가운데 가장 많은 매물을 쏟아낸 외국인은 영국과 일본 국적 투자자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한국거래소가 집계한 외국인 국적별 순매수·순매도 동향에 따르면 이달 1∼24일 국내 상장 주식을 가장 많이 팔아 치운 외국인은 영국 국적 투자자들이었다. 이들은 4조9900억 원을 순매도했다. 이는 같은 기간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외국인 누적 순매도액 총액(13조5328억 원)의 36.9%에 해당한다.
영국계 헤지펀드 자금은 단기적인 시장 변동성을 활용해 차익을 실현하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개인 투자자로 분류되는 영국 헤지펀드 자금이 ‘인공지능(AI) 거품’ 논란 등으로 국내 증시가 출렁일 때 한국 주식을 판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 투자자들도 7390억 원어치를 팔아 순매수 외국인 2위였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일본 투자자들은 영국의 매도세에 동조하는 편인 데다 일본 증시가 활황인 만큼 한국 증시에서 차익을 실현해 자금을 자국으로 돌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룩셈부르크(4200억 원), 말레이시아(3120억 원), 독일(3050억 원)에서도 3000억 원 이상을 순매도했다.
반면 미국 투자자는 같은 기간 1조1210억 원을 순매수했다. 이들은 올해 5월 이후 한국 주식을 사모으다가 지난달 1조 원 순매도로 돌아섰지만 이달 다시 순매수에 나선 것이다. 주가 하락을 저가 매수의 기회로 삼아 이달 다시 비중 확대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이 외에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이른바 ‘조세회피처’로 알려진 케이맨제도에서 9840억 원, 노르웨이에서 2170억 원, 영국령 섬나라인 버뮤다에서 1520억 원, 싱가포르에서 1190억 원 등이었다.
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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