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그때 이런 일이] ‘우정의 무대’ 방송 200회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3월 21일 08시 00분


■ 1993년 3월 21일

KBS 2TV 드라마 ‘태양의 후예’가 시청률 30%에 육박하며 큰 화제 속에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극중 송중기가 연기하고 있는 특전사 장교 유시진의 캐릭터에 대한 여성 시청자의 시선이 뜨겁다. 이 같은 관심에 힘입어 일명 ‘∼다나까’ 말투가 회자되고 특전사를 비롯한 군에 대한 인식도 더욱 개선되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태양의 후예’에 앞서 현재도 방송 중인 MBC ‘진짜 사나이’가 스타들의 병영체험에 얽힌 해프닝을 담아내면서 시청자의 시선을 모은 지는 오래다. 병역 의무를 이행해야 하는 젊은 남성들의 군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도 꽤 완화됐다. 이처럼 안방극장을 통해 군을 이전보다 친근하게 바라보려는 시선이 자리 잡은 건 1990년대 초반부터다.

그 상징적인 프로그램이었던 ‘우정의 무대’가 1993년 오늘, 방송 200회를 맞았다. 이날 조정현이 이끄는 40명의 개그맨이 대구 공군군수사령부에 일일 입대해 친선 축구시합을 펼쳤다. 무대에서는 가수 현진영, 철이와 미애 등이 특별한 공연을 펼쳤다.

‘우정의 무대’(사진)는 토요일이었던 1989년 4월22일 첫 방송했다. 5개월이 지난 9월부터 일요일로 시간대를 옮아갈 만큼 ‘우정의 무대’는 시청자에게 신선함을 안겨주며 인기를 모았다. 기존의 틀에 박힌 군 위문공연 형식에서 벗어나 군 장병들과 제작진이 함께 만들어가는 무대로 성공했다.

그 중심에는 진행자인 ‘뽀빠이’ 이상용이 있었다. 그 자신 고려대 학생군사교육단(ROTC) 5기로, 육군 장교 출신이었던 이상용은 1960년대 말부터 무려 2000회가 넘는 군 위문공연을 이끌었던 주역이었다. 이미 KBS 라디오 ‘위문열차’를 15년째 진행 중이기도 했다. 이상용은 때로 아버지의 마음으로, 또 때로는 선임병 혹은 형과도 같은 존재로 장병들에게 다가섰다.

‘우정의 무대’가 이처럼 친근함의 이미지로 남았던 데에는 코너 ‘그리운 어머니’의 인기가 큰 힘을 발휘하기도 했다. ‘엄마가 보고플 때/엄마 사진 걸어놓고/엄마 얼굴 보고나면/눈물이 난다…’로 시작하는 주제가가 흐르고 군 복무 중인 아들과 어머니가 무대 위에서 만나는 장면은 시청자의 눈물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200회 특집에서 배우 손숙은 어머니를 잃은 5명의 장병과 포옹하며 어머니 역할을 자처하기도 했다.

‘우정의 무대’는 초반 인기의 큰 요인이었던 신선함을 끝까지 유지하지 못한 채 1997년 3월2일 397회로 폐지됐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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