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방’ 인기, 스크린으로 이어질까…영화 ‘심야식당’ 내용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8일 2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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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방’(먹는 방송)의 인기가 스크린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18일 개봉하는 ‘심야식당’(12세 이상)과 4일 개봉한 ‘트립 투 이탈리아’(15세 이상)는 둘 다 TV 시리즈를 기반으로 한 음식 영화다. ‘심야식당’은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의 극장판이다. ‘트립 투 이탈리아’는 동명의 BBC 시트콤을 영화로 만든 것. 2010년 방영됐고 같은 해 영화로도 만들어졌던 ‘더 트립’의 속편 격이다.

● 심야식당: 나란히 앉아 먹고 싶은 음식

원작만화는 2007년 연재를 시작했고 드라마는 2009년부터 방영되기 시작했다. 원작이 쌓아온 세월을 그대로 이어받은 덕에 영화에선 노포(老鋪)의 손맛이 느껴진다.

도쿄 뒷골목의 밥집 ‘심야식당’에는 매일 밤 사연 있는 사람들이 마스터(고바야시 카오루)의 음식을 찾아 드나든다. 짧은 에피소드 중심인 원작처럼 영화도 나폴리탄 스파게티, 마밥, 카레라이스를 테마로 한 세 에피소드가 심야식당의 사계절을 골고루 보여주며 전개된다. 여기에 가게에 버려진 유골함에 얽힌 미스터리가 영화 전체를 관통한다.

좁은 식당과 그 주변의 골목만을 무대로 하던 드라마와 달리 영화는 한때 마스터가 살았던 식당 2층, 골목 주변의 가게들, 나아가 도쿄 전체로 시야를 넓혔다. 특히 마스터의 평소 생활을 엿볼 수 있는, 드라마 팬이라면 반가워할 장면들도 많다. 게이바 주인 고스즈(아야타 토시키), 스트리퍼 마릴린(안도 타마에) 등 TV로 익숙해진 감초 조연들과 함께 문어 모양 소시지와 계란말이, 톤지루(돼지고기 된장국) 등을 다시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 트립 투 이탈리아: 입 떡 벌어지는 진수성찬

‘심야식당’이 나란히 앉아 먹고 싶은 음식을 보여준다면 ‘트립 투 이탈리아’는 입이 떡 벌어지는 진수성찬과 이탈리아의 눈부신 풍광을 구경시켜주는 영화다.

마이클 윈터바텀 감독이 연출하고 영국의 유명 배우인 스티브 쿠건, 롭 브라이든이 출연했다. 전편 ‘더 트립’에서 영국 북부를 여행했던 이들은 이번에도 영국 옵저버 지의 의뢰로 이탈리아 전역을 여행하며 고급 레스토랑을 섭렵한다. 영화에는 요트를 타고 들어가야 먹을 수 있는 오징어 요리, 카프리 섬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레스토랑의 라비올리 등 실제 레스토랑의 진짜 메뉴가 등장한다.

이런 진수성찬을 앞에 두고도 두 사람은 ‘아무리 맛있어도 음식은 음식일 뿐’이라고 말하듯 끊임없이 마이클 케인, 알 파치노 등 유명 배우를 흉내내며 ‘폭풍 수다’를 떤다. 수다 속에는 중년의 위기를 겪는 이들의 심경이 언뜻 드러나지만 그 역시 스쳐 지나갈 뿐이다. 여행이 계속되며 쿠건은 엄마와 간 휴가지가 싫다고 투덜거리는 아들을 달래느라 고생하고, 브라이든은 여자친구와의 관계가 소원해졌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소박하고 진득한 ‘심야식당’과 화려하고 산뜻한 ‘트립…’은 일본 음식과 이탈리아 음식만큼이나 다르다. 하지만 끝자락에 이르러 두 영화는 정성어린 밥 한 끼가 누구에게나 그렇듯, 비슷한 위로를 건넨다. 인생은 내일도 여전히 계속되니, 오늘은 잠시 쉬며 맛있는 음식으로 연료를 채워 넣고 다시 살아가야하지 않겠느냐고.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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