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슈퍼영웅은 한국을 사랑해?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4월 2일 06시 40분


할리우드 슈퍼 히어로들이 몰려온다. 이들은 한국시장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며 영웅 서사의 공감대를 쌓고 있다. 사진은 할리우드 히어로 무비의 대표작들. ‘배트맨 비긴즈’와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 ‘어벤져스’, ‘캡틴 아메리카:윈터 솔져’(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제공|소니픽쳐스 릴리징 월트디즈니 스튜디오스 코리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할리우드 슈퍼 히어로들이 몰려온다. 이들은 한국시장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며 영웅 서사의 공감대를 쌓고 있다. 사진은 할리우드 히어로 무비의 대표작들. ‘배트맨 비긴즈’와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 ‘어벤져스’, ‘캡틴 아메리카:윈터 솔져’(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제공|소니픽쳐스 릴리징 월트디즈니 스튜디오스 코리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 할리우드 히어로 무비의 습격

최근 5년간 관객 200만명 돌파 9편
美 내수시장 얼어붙자 아시아 공략
‘스파이더맨2’ 한국 홍보에 열 올려
‘어벤져스2’ 한국 촬영도 같은 맥락


이유 있는 무한 재생산이다.

할리우드가 ‘영웅’ 캐릭터를 내세운 히어로 무비 제작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5년 동안 한국 개봉작도 매년 2∼3편. 흥행 성적도 눈에 띈다. 지난해 ‘아이언맨3’는 900만, 2012년 ‘어벤져스1’은 707만 관객을 각각 모았다. 이런 분위기에 힘입어 이제 히어로 무비의 시선은 한국을 정면 겨냥하고 있다.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은 최근 서울에서 촬영을 시작했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스파이더맨2) 제작진은 3월31일 한국 취재진을 일본 도쿄로 불러들여 영화를 적극 알리며 한국시장을 향한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 연간 2∼3편씩 개봉

2009년 이후 5년 동안 한국에서 관객 200만명 이상을 모은 작품은 9편. ‘아이언맨3’ ‘어벤져스1’ 외에 ‘다크나이트 라이즈’(639만) ‘어메이징 스파이더맨1’(485만) ‘아이언맨2’(442만) ‘토르’(303만명) 등 대부분 흥행에 성공했다. 세계 시장의 흥행 분위기도 다르지 않다. ‘어벤져스1’은 ‘아바타’, ‘타이타닉’에 이어 역대 세계 흥행 3위. 수익은 15억 달러(1조6000억원)에 달한다.

이에 따라 히어로 무비 제작 바람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 ‘스파이더맨’의 번외편 ‘시니스터 식스’, 배트맨과 슈퍼맨이 등장하는 ‘맨 오브 스틸2’ 등 현재 기획 중인 것만 서너 편이다.

히어로 무비의 양대 제작사인 마블코믹스와 DC코믹스의 경쟁이 최근 들어 부쩍 치열해진 것도 열풍에 불을 지폈다. 마블이 자사 ‘영웅’을 총동원한 ‘어벤져스’로 성공을 거두자 DC는 배트맨과 슈퍼맨, 원더우먼 등이 등장하는 ‘저스티스 리그’로 맞불작전을 펼치고 있다.

● ‘新 강자’ 아시아 시장 겨냥

미국 이외에 히어로 무비의 최대 시장은 아시아다. 특히 영화산업이 급격히 팽창한 한국과 중국은 할리우드에겐 매력적인 시장이다. 미국영화협회의 2013년 산업지표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영화 관객수는 전년 대비 2000만명 줄었다. 10년 전인 2004년보다 무려 11%포인트가 감소했다.

새로운 시장으로 떠오른 곳은 한국과 중국.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이 한국 로케를 택한 이유도,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가 일본과 중국에서 첫 대규모 프로모션을 펼친 것도 ‘돈 되는’ 아시아 공략을 위한 포석이란 의견이다.

‘아이언맨’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제작자 아비 아라드 마블코믹스 대표는 “‘어벤져스’가 아닌 또 다른 히어로 시리즈를 한국에서 촬영할 수 있다”며 “한국영화가 대단한 수준이고, 영웅을 향한 한국 관객의 사랑을 잘 안다”고 말했다.

물론 부정적인 시선도 있다. 할리우드가 아시아 시장을 타깃으로 영웅 시리즈를 재생산하는 건 소재와 캐릭터가 고갈된 탓이라는 지적이다. 최근 히어로 무비가 동일한 인물을 다루면서 설정만 바꾼 리부트, 리메이크, 스핀오프 등 여러 형식으로 변주되는 것도 그 때문이라는 의견이다.

● “공감 가는 캐릭터”…히어로 무비가 사랑받는 이유

그럼에도 최근 히어로 무비 출연진의 면면은 이 장르가 관객은 물론 스타들에게도 얼마나 각광받는지 엿보게 한다. 연기파 게리 올드만(다크나이트), 사무엘 잭슨(캡틴 아메리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은 제이미 폭스까지 ‘스파이더맨2’에 출연했다. 제이미 폭스는 “영웅 영화는 팝콘무비이기도 하지만 배우가 연기력을 발휘하는 최적의 기회”라고 반겼다.

“실력 있는 감독과 배우, 제작진이 모인다”는 자부심도 크다. 아비 아리드 대표는 “히어로 무비의 가장 큰 변화는 최고의 재능을 갖춘 제작진이 참여한다는 것”이라며 “그 영웅서사는 어느 나라 관객이 봐도 충분히 공감할 내용”이라고 말했다.

CLIP. 리부트(Reboot)·리메이크(Remake)·스핀오프(Spinoff)란?

‘리부트’는 시리즈의 주요 골격과 인물만 차용해 전혀 다른 이야기를 만드는 것으로, 컴퓨터 재구동을 떠올리면 이해가 빠르다. 시리즈로 확보한 팬층을 그대로 이어받고 이야기의 신선함도 꾀할 수 있다. ‘배트맨’의 ‘배트맨 비긴즈’, ‘스파이더맨’의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등이 대표적이다. 이전 작품의 줄거리나 제목 등을 그대로 가져와 다시 만드는 ‘리메이크’와 구별된다. ‘스핀오프’는 특정 스토리에서 파생된 또 다른 이야기. ‘배트맨2’의 캣우먼을 내세운 ‘캣우먼’이나 ‘엑스맨 탄생:울버린’ 등이 있다.

도쿄(일본)|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트위터@madeinharry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