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케이팝 열기] 케이팝의 힘! 호주 외진 도시도 열광

  • Array
  • 입력 2013년 12월 2일 07시 00분


케이팝의 인기를 가로막는 장벽은 없다. 11월30일(한국시간) 호주 퍼스 챌린지 스타디움은 상대적으로 외진 곳임에도 엠블랙(맨 위)과 에일리의 등장에 5000여 케이팝 팬들이 열광적으로 호응하며 열기를 내뿜었다. 사진제공|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
케이팝의 인기를 가로막는 장벽은 없다. 11월30일(한국시간) 호주 퍼스 챌린지 스타디움은 상대적으로 외진 곳임에도 엠블랙(맨 위)과 에일리의 등장에 5000여 케이팝 팬들이 열광적으로 호응하며 열기를 내뿜었다. 사진제공|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
■ ‘필 코리아 인 퍼스’ 5000관객 환호

그룹 엠블랙·에일리·휘성 등 화려한 무대
에일리 “한국어로 따라부르는 팬들 감동”


언어와 국경의 장벽을 허무는 건 문화가 담아내는 감성의 힘이다. 한국에는 낯선 도시, 호주 서부의 퍼스에서도 한류와 케이팝의 저력이 확인됐다.

“한국어를 모르지만 감정은 느낄 수 있다. 언어는 중요하지 않다.”

퍼스에서 만난 제이(17) 양은 이렇게 말했다. “가수의 표정과 멜로디만으로 케이팝 의미를 충분히 짐작한다”고도 했다. 그의 여동생 카라(15) 양은 유튜브에서 자신의 이름을 검색할 때마다 함께 나오는 한국 걸그룹 카라를 접한 뒤 케이팝에 빠져들었다.

이제 한 여름으로 접어드는 퍼스의 11월 마지막 주말, 그 계절의 분위기처럼 뜨거운 케이팝 축제가 이틀간 열렸다. 제이, 카라 자매는 축제 이튿날인 11월30일 오후 8시(한국시간) 퍼스 챌린지 스타디움에서 열린 콘서트 ‘2K13 필 코리아 인 퍼스’(2K13 Feel Korea In Perth)를 찾았다. 그리곤 눈앞에서 그룹 엠블랙과 에일리, 휘성 등 케이팝 스타들이 꾸민 화려한 무대를 목격했다.

퍼스에선 처음 열린 이번 공연 관객은 약 5000여명. 이동옥 호주 한국문화원장은 “외진 도시 퍼스에서 한류 공연을 열었다가 망신만 당하는 게 아닌지 은근히 걱정했다”고 밝혔다. ‘기우’였다. 티켓은 예매 시작 직후 모두 팔려나갔다. 도시 인구 200만명, 그 중 한국 교포는 2000여명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뜨거운 반응이다.

공연장을 찾은 케이시(16) 군은 케이팝 덕분에 한국어도 배웠다. “노래와 춤을 동시에 보여주는 게 케이팝의 매력”이라고 생각하는 그는 에일리의 팬이다. 함께 온 친구 캐네스 군은 “분단 등 여러 사회적인 문제로 인해 한국에 고정관념을 갖고 있었지만 케이팝으로 이미지가 바뀌었다”고 했다. 문화의 힘이 증명된 셈이다.

5000여 팬들은 가수들의 무대가 바뀔 때마다 양손을 모아 쥐고 함성을 내질렀다. 그 열기는 마지막 무대에 엠블랙이 오르자 절정에 달했다. 호주 공연은 처음인 에일리는 “매번 한국어 가사를 따라 부르는 해외 팬들을 보면 신기하다”며 “쉽게 귀에 들어오는 멜로디 덕분에 케이팝이 통하는 것 같다”고 반겼다. 엠블랙 역시 “호주에도 팬클럽이 있지만 퍼스는 첫 방문”이라며 “낯선 지역에 올 때마다 새로운 걸 발견하는 기분”이라고 했다.

이번 축제는 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이하 교류재단)과 주호주한국대사관 등이 공동 주최했다. 올해 브라질과 캐나다에서 한류 전파를 위한 문화 행사를 진행했던 교류재단은 퍼스에서도 콘서트와 함께 한글과 춤을 알리는 일일 문화학교를 열어 호응을 얻었다.

콘서트보다 하루 먼저 열린 한글학교에 참여한 레베카(33·여) 씨는 “한글을 정식으로 공부한 적 없지만 케이팝과 한국드라마를 좋아해 언어에도 관심이 많다”며 “앞으로 한국 행사가 열리면 무조건 참가할 생각”이라고 만족해했다.

문화학교에 참여한 현지인은 200여명. 11월 초 교류재단 페이스북을 통해 선착순으로 진행된 참가자 모집은 채 한 시간도 되지 않아 끝났다. 한류를 가까이 즐기고 싶어 하는 지역도, 케이팝 스타들이 가야 할 곳도 여전히 많다는 증거다.

퍼스(호주)|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트위터@madeinharry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