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플러스] 지아이엠 “2년 만의 국내 활동에 칼 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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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9월 28일 00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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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차 중고 신인’

6인조 남성 그룹 지아이엠(에이톰 결실 유원 은율 베가 바울)의 이야기다. 이들은 지난 2011년 3월 싱글 ‘온니 유’(Only You)로 가요계에 정식 데뷔했다. 이어 2012년 9월 두 번째 싱글 ‘브랜드 뉴 월드’(Brand New World)를 발매하고 그해 치러진 제20회 ‘대한민국 문화연예대상’에서 신인상을 수상,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이후 지아이엠은 국내 무대에 이어 중국과 일본을 오가며 공연 중심의 활동을 펼쳐 왔다. 우연히 시작된 해외 일정을 소화하다 보니 어느새 2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바닥부터 올라가겠다는 다짐에서 시작돼 녹록지 않은 시간을 보냈다.

그들은 도쿄 신주쿠에 위치한 한류 최초 정식공연장 쇼박스(SHOWBOX)에서 하루 두 차례씩, 한 달간 프로젝트 프로모션을 펼쳤다. 지난 5월에는 일본 도쿄 요요기공원에서 열린 ‘스포츠 문화 콜라보레이션’(Sports of Heart)에 유일한 한국 가수로 참여해 현지 팬들의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 냈다. 이 밖에도 크고 작은 무대를 통해 한국과 중국, 일본을 오가며 약 800회의 무대경험을 쌓았다.

‘비 온 뒤 땅 굳는다’고 했던가. 지아이엠은 그들은 국내 아이돌이 겪어 보지 못한 숱한 고생과 경험을 통해 똘똘 뭉쳐있다.

“집이 옆에 있었는데 동네 분위기가 음산했어요. 공동묘지가 근처에 있었거든요. 지진도 경험했죠. 자는데 온몸이 흔들리더라고요. ‘죽는가보다’ 했는데 이렇게 살아 돌아왔네요. (웃음) 저희는 이제 두려울 게 없습니다.”

이뿐만이 아니다. 공연 중 지진이 나서 진땀을 흘렸던 경험도 있다. 시간이 지나서일까. 지아이엠은 지나칠 정도로 차분히 말을 이어갔다. 그들은 “공연을 하는데 무대 위 미러볼이 매우 흔들리더라”며 “우리는 당황하고 팬들은 침착했다. 나중엔 축하한다고 인사까지 하더라”라고 말했다. 이들에 따르면 녹음실에서 귀신을 보면 앨범이 대박 난다는 속설처럼 일본에서도 비슷한 속설이 있다.

지아이엠의 해외 공연 무용담이 이어졌다. 지아이엠은 특히 일본에서의 첫 공연을 잊지 못한다고 입을 모았다. 일본 도쿄에서 열린 지아이엠의 첫 공연은 무료였다. 200여 명이 공연장을 찾았고 멤버들은 흥에 겨워 공연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다음날 연속으로 열린 유료 공연에는 고작 5명의 팬이 모습을 보였다.

현실을 직시한 멤버들은 이후 정기 공연은 물론 악수회, 허그회 등 길거리 마케팅으로 일본 구석구석을 누볐다. 그 결과 공연장을 찾는 현지 고정 팬들이 500~600명으로 늘었다고.

“모든 것에 지칠 때쯤 우리에게 힘을 주는 소중한 팬이 나타나셨어요. 불치병을 앓고 있는 일본 팬이었는데 우리 공연을 보며 건강이 좋아졌다고 하더라고요. 결국 그 팬은 완치됐고 이 사연을 후지TV에 올려 함께 방송에 나갔었어요. 요즘은 가족들과 함께 한국으로 공연을 보러 오기도 하고요.”


이러한 노력 끝에 지아이엠은 24일 세 번째 디지털 싱글 ‘니곁에서’를 발매했다.

‘니곁에서’는 한 남자의 짝사랑을 그린 밝고 경쾌한 후크송이다. 국내에도 잘 알려진 일본 SDN48의 ‘yaritagariya’와 Sexy Zone의 멤버 키쿠치후마의 솔로곡 ‘Fake’를 작곡한 불타는고구마가 만든 곡이다.

“데뷔는 2011년에 했지만 이번 활동은 저희에게 있어 ‘컴백’이라기보다는 ‘다시 시작’을 의미합니다. 신인의 마음으로 열심히 하겠습니다.” (에이톰, 결실)

지아이엠의 가슴 한켠에는 친구들과 가족이 있는 국내에서의 활동에 대한 열망이 가득했다. 그룹 블락비․비에이피 등이 지아이엠의 데뷔 동기지만 그들과 조금 다른 길을 걸었기에 새롭게 시작하는 이번 활동에 거는 기대가 그 어느 때보다도 크다.

“국내 무대를 위해 칼을 갈았어요. 팀의 사활을 걸었어요. 목숨을 내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국내 무대와 방송 활동에 대한 갈증이 ‘독’인 동시에 ‘약’이 됐어요. 고생과 위기를 통해 이루어낸 팀워크가 무엇인지 보여드릴게요.” (유원 은율 베가)

멤버들은 지난 추석 연휴 의미 있는 깜짝 이벤트도 진행했다. ‘니곁에서’ 무대의 연장 선상으로 가까운 곳에서 팬들을 만나고 한복 등 한국의 전통을 재조명했다. 이들은 한복을 입고 서울 시내 곳곳에 나타났다.

“이번에 입은 한복은 드라마 ‘해를품은달’ 김수현, ‘선덕여왕’ 김남길, ‘짝패’ 이상윤 등 주인공이 실제로 착용했던 의상을 입고 진행했어요.”

또 지아이엠은 서울 인사동과 용인 민속촌 등에서 게릴라 콘서트를 열고 팬들을 만났다. 이들은 한복을 입고 ‘니곁에서’의 포인트 안무인 제기차기춤과 닭싸움춤 등을 선보였다. 그들의 말처럼 대중가수로서 ‘찾아가는 서비스’를 몸소 실천하고 있는 것.

“가수는 무대를 가리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대중에게 가깝게 다가가는 팀이 되고 싶어서 더 열심히 했어요. 우리가 먼저 다가가지 않으면 팬분들은 더 못 오시잖아요. 이렇게 늘 변함없이 먼저 다가가며 신화 선배님들처럼 오래오래 장수하는 팀이 되고 싶어요.”

지아이엠은 9월과 10월에 걸쳐 한국 활동에 주력할 계획이다. 이후 10월 25일부터 27일까지 3일간 일본 시부야서 단독 콘서트를 개최할 예정이다. 또한 중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아시아를 도는 프로모션도 준비 중이다.

아직 ‘지아이엠’이라는 팀을 아는 대중은 많지 않다. 아이돌이 넘쳐나는 요즘 가요계에서 그들의 생명력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도 미지수다. 하지만 자신의 꿈을 위해 노력하고 나아가 K팝의 위상을 드높이고 싶다는 포부로 하루하루를 땀 흘리며 사는 이들에게 기회가 찾아오길 기대해본다.

동아닷컴 오세훈 기자 ohhoony@donga.com
사진제공|레드애플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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