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방미인 뮤지션 양방언씨 “뮤지컬 ‘몽유도원도’ 작곡 도전… 한라산서 콘서트 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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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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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음악 작곡가로 알려진 양방언은 1980, 90년대 일본에서 하마다 쇼고 등 인기 가수들의 히트곡을 작곡하고 프로듀싱했다. 올해는 ‘몽유도원도’를 통해 처음 뮤지컬 음악에 도전한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연주음악 작곡가로 알려진 양방언은 1980, 90년대 일본에서 하마다 쇼고 등 인기 가수들의 히트곡을 작곡하고 프로듀싱했다. 올해는 ‘몽유도원도’를 통해 처음 뮤지컬 음악에 도전한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재일교포 2세 음악가 양방언(51)은 매년 새해와 생일을 동시에 맞는다. 생일이 1월 1일이다. 올해 1월 1일에는 ‘그 순간’을 차 안에서 보냈다. 지난해 12월 31일 밤 경기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 공연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연주자들과 ‘새해 카운트다운’을 했는데 마침 차가 U턴하는 순간에 0시 정각이 됐다. 최근 서울 의주로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2012년이 제게는 큰 전환점이 될 것 같다”며 웃었다.

‘프런티어’의 힘찬 선율만 한 새해 벽두의 ‘사운드트랙’이 몇이나 있을까. 동서양 악기가 5박자 리듬 안에서 서정과 격정을 타고 넘는 이 곡이 양방언의 작품이다. 2002년 부산 아시아경기대회 공식음악인 프런티어가 발표됐을 때 재일교포 의학도 출신 뮤지션이라는 그의 독특한 이력도 준수한 외모와 함께 화제가 됐다.

이후 그는 10년간 한국 일본을 오가며 영화, TV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 게임까지 다양한 음악에 참여하면서 솔로 앨범도 꾸준히 내놓았다.

올해는 ‘영웅’ 제작사가 만드는 ‘몽유도원도’를 통해 뮤지컬 음악이라는 새 분야에 도전한다. 하반기에는 3년 만의 솔로 앨범도 낼 계획이다.

지난해 말엔 “기다리는 팬들을 위한 선물”로 스페셜 앨범 ‘플로팅 서클’을 발표했다. 현악과 록밴드 편성, 전자음향이 화학 실험처럼 녹아든 양방언 스타일의 신곡 6곡에 그가 직접 선곡한 12곡짜리 베스트 앨범을 묶어 냈다. 선곡과 리마스터링(음질 보정)을 위해 지난 곡들을 다 들으며 자신의 음악 인생을 돌아보게 됐다고.

그런데 스페셜 앨범을 낸 지 40일 만에 같은 앨범의 다른 버전을 또 내놓았다. 두 곡의 편곡과 음 균형을 손봐 재수록했고 신곡 2곡을 더 담았다. “이런 건 처음인데, 뒤늦게 곡들을 업그레이드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어요.” 신곡 ‘플로팅 서클’에는 2003년 녹음해 놓은 젊은 국악인 이자람의 목소리를 컴퓨터로 편집해 넣었다.

양방언은 올해 ‘숲 속 콘서트’를 한번 열어보고 싶다고 했다. “제주도의 중문이나 한라산도 좋고 산사(山寺)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2003년 길상사에 갔다 법정 스님에게서 직접 받은 ‘무소유’는 그가 처음으로 열심히 탐독한 한국어 책이다.

우리 나이로 쉰두 살이 된 그는 여전히 소년 같다. 동안 때문만은 아니다. 일본 최고의 마스터링 엔지니어가 쓴 디지털사운드 관련 서적이 그가 최근 읽는 책이다. 배틀스, 시규어 로스와 욘시, 뮤트매스 등 21세기 첨단 록밴드들이 그의 요즘 ‘플레이리스트’에 들어 있다.

2007년 임권택 감독 영화 ‘천년학’의 음악으로 영화평론가협회상을 받았고, 2009년엔 다큐멘터리 ‘차마고도’로 제6회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영화·TV 음악상을 거머쥔 그는 여전히 실험에 미쳐 있다.

몇 달 전 서울 광화문의 한 식당에서 만났을 땐 이어폰을 꽂고 인디밴드 장기하와 얼굴들의 ‘그렇고 그런 사이’를 듣고 있었다. “재밌네요. 히히히. 이런 참신한 아이디어가 좋죠. 새로운 모든 게 제겐 마그마가 돼요. 분출할 날을 기다리는.”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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