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그때의 오늘] 1956년 첫 TV방송 시작

‘스타디오에서 푸로에 의하여 무대가 전개되면 곧 테레비 캬메라로 이를 촬영하고 테레비 캬메라는 촬영된 광선을 전류로 변경하여 조정판으로 보내면 이 전류를 정리하여 송신기로 보낸다. 이 송신기에서 전파를 증폭하여 안테나를 통해서 전파를 보내면 수신 안테나로 받아들인 수상기는 전파를 광선으로 변경하여 영상되어지는 것이다.’

1956년 경향신문은 TV를 통해 각종 프로그램을 시청하기까지 과정을 이렇게 설명했다. 방송사가 쏜 전파를 안방극장에서 영상으로 보게 되는 과정에 관한 이 기사는 그해 오늘부터 첫 TV방송이 시작됐음을 알리는 내용과 함께 전해졌다.

이날 오후 7시30분, 서울 종로 화신 앞 RCA 방송국이 스튜디오에서 첫 TV전파를 쐈다. 호출부호는 HLKZ. RCA 방송국은 시립극장과 세종로, 시청 앞 등 22곳에 31대의 TV수상기를 설치하고 3일 동안 시험방송했다. 이를 본 시민들의 눈은 휘둥그레해졌고 신기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후 본격적인 방송은 6월16일 시작했다.

당시만 해도 TV는 낯설어서 그 보급대수를 손에 꼽을 정도. 방송국측은 “300대의 수상기를 도입하는 TV보급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이미 미국에서는 2000여만대의 수상기가 보급됐고 일본에선 8곳의 TV방송국이 월 2만여대씩 생산하던 수상기로 전파를 쏘던 시절이었으니 한국은 얼핏 TV방송에 후진적이었음을 말해주는 것 같지만 그래도 세계에서 15번째였으니 늦은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RCA사는 재정난에 시달린 끝에 1959년 스튜디오가 전소되고 말았다. 이후 KBS가 1961년 12월 문을 열었다.

윤여수 기자 (트위터 @tadada11) tadad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