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동 vs 이만기 ‘20년만의 씨름대결’… 강호동 북받친 눈물,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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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14일 22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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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동 이만기. 사진=KBS캡쳐
강호동 이만기. 사진=KBS캡쳐
이만기 vs 강호동. 강호동 vs 이만기.

과거 씨름판을 호령했던 두 사람이 20년 만에 서로의 샅바를 맞잡고 세기의 대결을 펼쳤다.

강호동과 이만기는 14일 오후 방송된 KBS2 ‘해피선데이-1박 2일’(이하 ‘1박2일’)을 통해 다시 모래판 위에 섰다. 민속 씨름의 최전성기를 이끌었던 두 전설의 만남은 본인들에게는 과거로의 시간 여행을, 씨름을 사랑했던 중장년 시청자에게는 아련한 향수를, 신세대에게는 예능인으로 더 가깝게 다가온 두 사람의 스포츠맨십을 볼 수 있던 이색 이벤트였다.

3전 2선승제로 시작한 재대결의 결과는 2-1로 선배 이만기 승. 첫판은 먼저 기술을 건 이만기의 승리, 둘째판은 들배지기로 이만기를 모래판에 내려 꽂은 강호동 승리, 세 번째 판은 서로 한쪽 다리로 버티는 숨 막히는 힘겨루기 끝에 이만기 승리로 돌아갔다.

두 사람의 대결은 1990년 이만기가 은퇴 직전 가진 제44회 백두장사 결승전 이후 20년만이다. 당시 이만기가 강호동을 꺾고 은퇴를 선언했다.

강호동은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10대로 돌아간 기분이다. 두 번째 판에 제가 샅바를 유리하게 잡을 수 있게 살짝 배려해주시는 이만기 선배님의 마음을 느꼈다. 제 마음 속의 영웅 이만기는 전설이 아니라 현실에 살아있었다”고 말하다 갑자기 쏟아지는 눈물을 재빨리 닦으며 “왜 눈물이 나는지 모르겠다”고 얼굴을 붉혔다.

이만기는 “다시 모래판에서 강호동과 샅바를 잡으니 감회가 새롭다. 언젠가 한번은 씨름대결을 해보고 싶었는데 20년만인 오늘에서야 만났다”고 회상에 잠겼다.

이날 강호동은 “이 사실은 한번도 말한 적이 없다”고 운을 떼며 “실은 내가 중학교 시절, 이만기 선배 집에서 같이 먹고 자고 은밀한 사생활도 다 보면서 동거한 사이”라고 공개했다.

이에 이만기는 “중학교 때 귀여웠던 강호동으로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까 뒷조사를 엄청나게 했다”며 영민한 후배를 웃음으로 인정했다.

강호동과 이만기의 만남은 원래 예정에 없던 것으로 울릉도 단풍여행을 떠났던 ‘1박2일’팀이 기상악화로 배 시간이 맞지 않자 목적지에 난항을 겪다가 강호동이 이만기에게 즉석 전화를 걸어 만남이 성사됐다.

동아닷컴 이유나 기자 ly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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