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쉰들러’ 스크린서 만난다

  • 입력 2009년 8월 1일 02시 57분


조선독립 옹호한 후세 변호사 일대기 영화로 제작

일제강점기 조선 독립운동가들의 변호를 도맡았던 일본인 인권변호사 후세 다쓰지(布施辰治·1880∼1953·사진) 일대기가 영화로 만들어진다. ‘일본인 쉰들러’로도 잘 알려진 후세 변호사는 일제강점기 조선 독립의 정당성을 옹호하고 일제의 인권탄압에 맞서 싸운 공로를 인정받아 2004년 일본인으로서는 처음 한국 정부가 추서하는 건국훈장을 받기도 했다.

‘후세 다쓰지 다큐멘터리영화 제작발기인 추진회’는 31일 도쿄 지요다(千代田) 구 메이지(明治)대에서 발기인 모임을 갖고 영화 ‘변호사 후세 다쓰지’(가제)를 제작한다고 밝혔다.

감독을 맡은 이케다 히로오(池田博穗)는 ‘도쿄 대공습-어린이들의 증언’ 등 인권과 환경, 평화 등을 주제로 다룬 사회 참여적 성향이 강한 영화를 찍어 온 다큐멘터리영화감독.

그는 “후세 선생은 일제강점기의 독립운동가뿐만 아니라 조선과 일본의 서민들을 위해 법조인으로서의 책임을 다한 진정한 지식인”이라며 “이번 영화를 통해 인권이라는 인류 보편의 가치를 한일 양 국민과 함께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발기인 자격으로 모임에 참석한 재일교포 신창석 씨는 “1950년 6·25전쟁 발발 직후 (북한 측에 가까운) 총련계 사람이라는 이유만으로 투옥됐지만 그의 도움으로 무사히 풀려났다”면서 후세 변호사와 얽힌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90분짜리로 제작될 이 영화는 8월 중순 촬영에 들어가 내년 3월 시사회를 열 예정이다. 후세 변호사의 모교인 메이지대와 재일교포, 일본인 변호사 및 학자들이 영화 제작을 후원하고 있으며 현재 출자금 및 협찬금도 모금하고 있다.

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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