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영 ‘사랑이란? 자기만족!…‘천사표 착각’ 아닐까요?’

  • 입력 2009년 3월 11일 07시 38분


“결국 사랑은 자기만족이다.”

이미 떠나갈 것을, 아니 떠날 수밖에 없음을 알고 사랑을 놔주려는 남자. 그 남자의 마지막 남은 사랑을 지키기 위해 놓임을 허락하는 여자. 두 사람의 사랑과 자신의 영원한 사랑을 위해 길을 비켜주려는 또 다른 남자. 하지만 “결국 사랑은 자기만족”이었다고 여자는 말했다.

그 여자, 이보영. 12일 개봉하는 영화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 속에서 이보영은 이렇게 사랑했다. 극중 권상우와 이범수 사이에서 슬픔 깊은 사랑을 한 그녀는 “사랑은 날 행복하게 하고 내 삶을 풍요롭게 한다”면서 “그건 곧 상대방이 행복한 모습을 보는 것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에둘러 표현한 것일 뿐, 이보다 사랑에 관한 가장 보편적이고도 가장 본질적인 표현은 없으리라. 그것은 “사랑은 영원할 수 없는 것이니 희생적인 것도 아니다”는 말과도 같다.

이보영은 자신을 “현실적이고도 이성적인 편”이라고 말했다. 이보영에 따르면, 사랑과 감성 등 외부 자극에 차갑다기보다, 반사적 반응 직후 충분히 정리해내는 시간이 그 만큼 빠르다는 말이다. 촬영 초반, 시인 출신의 연출자 원태연 감독과 빚은 작은 마찰 혹은 소통 부족의 상황에서 여배우로서 비교적 쉽게 벗어날 수 있었던 것도 그 덕분이었다.

“대화 방식의 주파수를 서로 맞추지 못했다. 그런 상황에서 내 자존심의 문제로 다가올 때 지기 싫어하기는 누구나 마찬가지다. 그 때 내가 할 수 있는 건 내 것을 보여주면 된다는 거다.”

이보영은 또 그 만큼 정확한 사람인 것처럼 보였다. “내가 상처받는 것은 깊게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타인에 대해서는 솔직하게 말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자신에 대해서도 그런 똑 부러지는 생각을 지녔는지는 짧은 인터뷰를 통해 알 수는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적어도 자신을 감추려 미사여구를 동원하는 따위의 상투성에서는 벗어나 있었다.

○ 연기자신감? 개런티 모두 영화에 투자

영화 ‘우리 형’과 ‘비열한 거리’ 등에서 각각 원빈과 조인성과 멜로의 감성을 드러내기는 했지만 이보영에게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는 첫 정통 멜로영화다.

“섬세하고 절절한 멜로 연기는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 내 취약점이다.”

모든 여배우의 소망을 그녀는 그렇게 자만한 것일까. “이 영화는 정통 멜로의 이미지보다 가족, 친구와 나누는 사랑과도 같은 이야기다”면서 “이것만은 잘 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며 보편적인 사랑의 감성에 방점을 찍었다. 그 보편성에 대한 확신으로서 그녀는 개런티를 모두 영화 제작에 투자하기도 했다.

다가올 가까운 미래에 대한 투자 그리고 그 구체적인 상(像)은 어떨까. 현재 실제로도 사랑에 빠져 있는 것으로 알려진 그녀에게 결혼에 관해 물었다.

“불과 3∼4년 전까지만 해도 나이 서른에 결혼을 할 것이라고 계획을 세웠다. 정말 그렇게 하려고 했다.”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계획대로, 생각대로 되지는 않더라. 아직은 생각해보지 않았다.”

결국 이보영의 미래에 대한 “계획”은 여전히 추상 속에 머물고 있는 것임을 알아챘다. 그렇지만 그 추상의 미래 혹은 그것을 가능케할 수도 있을 사랑은 그녀를 “행복하게 하고” 그녀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것임에는 틀림없으리라.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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