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자 최진실 성공스토리] 신데렐라→줌마렐라…오뚝이 인생

  • 입력 2008년 10월 3일 07시 48분


80년대 CF스타로 혜성같이 등장…드라마 ‘질투’ 인기 절정

‘실은 오뚝이로 불려야했던 당신.’

톱스타에게는 으레 수식어가 따라오기 마련이다. 2일 세상과 안녕을 고한 최진실에게도 마찬가지였다.

데뷔 초 ‘신데렐라’로 불렸던 그녀는 두 아이의 엄마가 된 최근에는 ‘줌마렐라’란 신조어를 타이틀로 안고 있었다. 최진실과 신데렐라 사이에 등식이 성립하게 된 연유는 ‘보통 여자의 성공 신화’를 극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하나의 방편이었던 것 같다. 성공은 눈부시도록 화려하다. 그러나 최진실의 후광은 신데렐라완 달리 노력의 결실로 스스로 드리워졌다.

출발은 CF였다. 최진실은 80년대 말 모 가전 CF에 출연, ‘남자는 여자하기 나름’이라는 광고 문구를 유행어로 만드는 스타성을 발하며 그 존재를 알리게 됐다.

90년대 최진실은 20대 청춘스타에서 30대 배우로 거듭나는 올바른 길을 보여줬다. 최수종과 함께 출연한 MBC ‘질투’로 그녀는 ‘트렌드 드라마’의 시대를 열었고, 드라마 ‘별은 내 가슴에’를 통해 청춘스타로서 정점을 찍었다.

99년 방영된 MBC ‘장미와 콩나물’은 30대로서 성숙미를 드러내는 배우 최진실의 전환점이 된 드라마였다.

드라마만큼이나 스크린에서의 활약도 돋보였다. 영화 ‘남부군’을 시작으로 90년 박중훈과 공동 주연한 영화 ‘나의 사랑 나의 신부’로 첫 흥행의 기쁨을 맛봤고, 97년 박신양과 함께 출연한 영화 ‘편지’에서는 청춘스타의 발랄한 이미지를 벗고 비련의 멜로 연기를 펼쳐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최근 MBC 드라마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로 줌마렐라 신드롬을 일으킨 최진실은 모두가 시들어간다 체념하는 불혹의 나이에도 로맨스가, 그리고 더 나은 삶이 존재한다는 꿈을 안겼다.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의 줌마렐라 홍선희가 현실에 수많은 홍선희를 낳기까지, 최진실은 실상 두 아이의 양육과 연기란 생활 전선을 넘나드는 ‘워킹 맘’으로서 누구보다 치열한 삶을 살았다.

실은 신데렐라가 아닌 오뚝이로 불렸어야 마땅한 그녀. 배우로서 최진실의 이력은 스무 해 동안 단 한번도 화려함을 잃지 않은 ‘영원한 불꽃’처럼 타올랐다.

어쩌면 그렇듯 순탄한 배우로서의 인생은 그야말로 ‘드라마틱하다’고 표현할 수밖에 없는 굴곡진 현실을 극복하려는 그래서 스스로 보상받고 싶었던 건 아닐지.

2005년 KBS 2TV 드라마 ‘장미빛 인생’으로 눈물을, 올 초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로 부푼 기대를 안겨준 그녀.

절정의 톱스타로 군림하던 90년대의 최진실보다 2000년대의 배우 최진실이 팬들의 가슴에 더 깊고 진한 향기를 남기고 있는 것은, 그녀가 숱한 난관을 딛고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나 꿋꿋이 카메라 앞에 선 그 의지와 열정 때문은 아니었을까.

○ 40년 최진실의 강렬했던 삶

1968년-12월24일 출생

1988년-모 가전 VTR CF에 출연해 스타덤. 이어 MBC 드라마 ‘조선왕조 500년-한중록’으로 연기자로 데뷔

1990년-영화 ‘남부군’으로 스크린 데뷔, 영화 ‘나의 사랑 나의 신부’로 흥행 성공.

1992년-MBC 드라마 ‘질투’를 통해 청춘스타로 자리매김.

1996년-MBC 드라마 ‘별은 내 가슴에’로 전성기 맞이

2000년-야구선수 조성민과 결혼

2002년-MBC 드라마 ‘그대를 알고부터’로 활동 재개

2004년-조성민과 이혼

2005년-이혼 후 KBS 2TV 드라마 ‘장미빛 인생’으로 연기 복귀

2008년-MBC 드라마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로 제2의 전성기

2008년-10월2일 자택에서 사망

허민녕 기자 just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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