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한 라디오 ‘사랑 주파수’ 온에어

  • 입력 2008년 5월 24일 08시 17분


온에어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생방송 중이다. SBS 드라마 ‘온에어’는 15일 종영했지만 뮤지컬 ‘온에어’는 서울 대학로에서 ‘On Air(온에어)’ 사인을 깜박이고 있다. 김하늘, 송윤아 주연의 SBS 온에어가 드라마 제작 현장을 택했다면 뮤지컬 온에어는 라디오 녹음 현장을 선보인다.

피디, 기자, 작가 등 미디어 직종은 최근 TV와 라이브 무대의 유행 직업이다. 뮤지컬 ‘김종욱 찾기’, 연극 ‘휴먼코미디’, ‘트릿’, 손예진 주연의 MBC 드라마 ‘스포트라이트’ 등에도 모두 기자 주인공이 등장한다.

온에어는 소위 ‘입뽕(조연출자에서 연출자가 되는 것)’을 마친 김순정 라디오 피디가 DJ를 맡은 가수 알렉스와 사랑을 싹틔우는 얘기다. 피디가 되면 꼭 가수 알렉스와 방송을 하겠다고 판타지처럼 꿈을 꾸던 여자의 좌충우돌 연애담이다. 스타(줄리아 로버츠)와 평범한 서점직원(휴 그랜트)의 사랑을 그린 영화 ‘노팅힐’처럼 온에어는 소박하게 알렉스와 김순정의 사랑을 그려낸다.‘립싱크파문’으로 소심해진 알렉스는 김피디를 사랑하고 나서야 ‘10년 만에’ 라디오 방송에서 노래를 부른다.

주파수 73.0Mhz의 ‘라디오 파라다이스’는 사소한 사건들이 수시로 발생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이자, 주인공들의 일터 현장이다.

알렉스의 매니저, 방송국 국장, 라디오 작가가 등장해 직장인들이 겪는 에피소드를 여럿 첨가했다. 국장을 빼놓고 엠티를 갔다가 발각이 되거나, 노래방에서 분위기를 띄우려고 안간힘을 쓰는 등 그들의 일상사를 고스란히 무대 위로 옮겨놓았다.

여성그룹 ‘쥬얼리’에서 활동했던 조민아가 김순정 역할을 맡았다. 어딘지 완벽하지 못하고 어수룩하지만 팀의 화합을 이끌어내는 재간둥이 피디를 연기한다. 김효진은 깔깔거리다가도 금세 시무룩해지는 조울증의 개성 강한 작가로 등장한다. 김효진이 붉은 조명 속에서 붉은 레이스 의상을 입은 채 엄정화의 ‘배반의 장미’를 부를 때 관객들은 웃음을 참지 못한다.

여기저기 웃음 코드를 많이 꽂아 두었다. 온에어는 슬픈 상황조차 사랑 노래와 재치 있는 대사로 코믹하게 버무린 로맨틱 코미디다.

온에어에서는 14곡의 가요를 흥얼거리며 들을 수 있다. 젝스키스의 ‘커플’, 김종국의 ‘한남자’, 김장훈의 ‘세상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등 사람들 귀에 친숙한 곡이 장면과 딱딱 맞아 떨어진다. 관객들을 위한 이벤트가 곳곳에 숨어있어, 직접 참여하는 것도 관람의 재미다. 무대 위에서 테이블을 치울 스태프를 찾을 때면 얼른 관객석에서 손을 드는 것이 좋다. 장미가 만발한 5월, 사랑 고백을 눈앞에 둔 연인이나, 회식 후에 회사 동료들끼리 함께 보기에 그만이다. 유행가도 듣고 연인들의 닭살 대화도 듣고, 마음껏 웃으라고 벼르고 벼른 뮤지컬이다.

변인숙 기자 baram4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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