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 "李기자는 왜 징계하나" 구명운동

  • 입력 2005년 1월 14일 17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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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사마저 내부고발자를 처벌하나.”

일부 누리꾼들이 MBC 이상호 기자의 징계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내부 고발자로 볼 수 있는 이 기자가 왜 처벌을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것.

MBC는 13일 ‘명품핸드백’파문의 시발점이 된 글을 개인홈페이지에 올린 이상호 기자에게 감봉 3개월 조치를 내렸다.

이 기자의 처벌 수위는 상대적으로 낮다. 강성주 국장과 이상호 차장이 각각 정직 3개월과 정직 2개월의 중징계를 받았기 때문.

그런데 일부 누리꾼들은 이 기자를 처벌 한 것 자체가 모순이라며 반발했다.

평소 방송을 통해 내부고발자 보호에 취약한 우리나라의 현실을 고발해 온 MBC가 정작 자사의 내부 비리를 폭로한 조직원을 징계하는 태도를 이해 할 수 없다는 것.

MBC ‘신강균의 사실은…’ 시청자 게시판에 글을 남긴 고경숙씨는 “어려운 용기로 고백을 택한 이상호 기자를 문책하는 것은 (밝히기)곤란한 진실은 그냥 덮으라는 무언의 협박”이라며 “누구도 실행할 수 없는 용기로 진실을 고백한 사람에게 불이익이 돌아간다면 대체 누가 그 흉내나마 내겠나”라고 반문했다.

김석철씨도 “이 나라에서 잘 먹고 잘살려면 어떠한 경우에도 양심고백은 하지 말아야 한다”며 “양심고백을 하면 오히려 파렴치한 인간이 된다”고 자조했다.

이와는 달리 “가혹하리만치 엄격한 잣대로 남을 비판하던 프로그램 진행자였기 때문에 더 큰 징계를 받아야 한다”는 주장도 간혹 눈에 띈다.

이미애씨는 “과연 구찌핸드백만 선물 받았을지 궁금하다”면서 “거짓으로 포장한 당신들이 정말 구역질 난다”고 꾸짖었다.

한편 인터넷 포털 사이트 미디어 다음의 ‘아고라’에서는 13일 부터 ‘비리 내부 고발자 이상호 기자 징계 철회’를 위한 서명을 진행하고 있다”

5000명을 목표로 시작해 14일 오후 5시 현재 1900여명이 참여했다.

이곳에서도 “투명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내부고발자를 반드시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누리꾼 ‘박장환’은 “비리내부고발자를 우리 사회에서 보호하지 않는다면 비리는 영원히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며 징계 철회를 요구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이상호기자는 진정한 기자정신으로 오히려 문화방송을 더 깊은 수렁에 빠지기 전에 건졌다”며 “상을 줘야 할 이 기자의 징계철회”를 요구했다.

▶'명품 핸드백 파문' MBC 이상호 기자 인터뷰

박해식 동아닷컴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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