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그것이…’ 신언훈CP ‘PD 인식조사…’ 논문 발간

  • 입력 2004년 8월 31일 17시 56분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 500회 기념으로 교양PD 인식 조사 결과를 발표한 SBS 신언훈 책임 프로듀서. 가장 기억에 남는 방송을 묻자 그동안 불방됐던 기획들에 대해 이야기했다. 사진제공 SBS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 500회 기념으로 교양PD 인식 조사 결과를 발표한 SBS 신언훈 책임 프로듀서. 가장 기억에 남는 방송을 묻자 그동안 불방됐던 기획들에 대해 이야기했다. 사진제공 SBS
“시사 프로그램 PD들은 무엇보다 선입견과 독선을 경계해야 합니다. 결론을 미리 정해 놓고 진행하는 구색 맞추기식 취재관행은 경계해야지요.”

SBS 시사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의 신언훈 책임 프로듀서(CP)는 올 6월 KBS MBC SBS 등 지상파 3사의 교양국 PD 111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PD로서 갖춰야할 가장 중요한 덕목이 ‘사물을 객관적으로 보는 균형 감각’이라고 결론 내렸다.

이번 조사결과를 담은 신 CP의 논문 ‘방송3사 교양 PD 인식 조사를 통한 시사 프로그램 제작 환경에 관한 연구’는 1일 발간되는 ‘그것이…’ 500회 기념 편람에 수록된다. 이 논문에는 ‘그것이…’를 3년간 담당해온 CP로서 제작관행을 돌아보는 자성의 소리를 곳곳에 담았다.

논문에 따르면 조사대상이 된 PD들의 60%가 시사 프로그램 PD들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이 균형감각이라고 응답했다. CP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으로 균형감각을 꼽은 응답자도 84%에 이르렀다.

그러나 실제 프로그램 제작과정에서 객관성과 균형감각을 유지하기는 매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55%가 시사 프로그램 제작관행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결론을 정해놓고 진행하는 구색 맞추기식 취재’를 꼽았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단죄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취재를 시작합니다. 하지만 막상 그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부정의 덩어리가 자꾸 작아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걸 인정하면 프로그램의 힘이 떨어지니까 PD가 처음 생각했던 결론에 가까운 취재내용만 선별해 제작하게 되지요.”

신 CP는 “최근 일부 시사 프로그램들이 현 정권에 힘을 실어주려는 의도가 앞서 균형감각을 잃는 경우가 많다”며 “뉴스 보도 뿐 아니라 시사 프로그램마저 편향성 시비에 오르내리기 때문에 이번 분석 결과는 되새겨볼 만한 대목”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신 CP는 논문에서 ‘오류는 수정이 가능하지만 독선은 좀처럼 흔들리지 않는 법이다. PD가 독선으로 중심을 잡으면 진실의 추는 흔들리고 저널리즘은 위기를 맞는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신 CP는 “방송 3사의 시사 프로그램들이 모두 500회 이상 장수를 누리고 있어 이제 다루지 않은 소재와 주제가 없다”며 “최근 시사 프로그램의 전반적인 시청률 하락을 극복하기 위해 탐사 전문 PD제를 도입하는 등 전문성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신 CP는 ‘그것이…’ 500회 기념 편람에서 이 논문과 함께 1993년 ‘강기훈 대필사건’ 불방에 얽힌 뒷이야기도 함께 실을 예정이다.

이진영기자 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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