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어아가씨 끝내라”사이버 시위

  • 입력 2003년 5월 27일 18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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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인어아가씨’에서 아리영과 남편 주왕의 단란한 모습. 그러나 이 드라마는 시청률을 의식한 무리한 연장 방영 탓에 극 전개가 엉뚱하게 바뀌었다며 종영을 촉구하는 사이버 시위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사진제공 MBC
MBC ‘인어아가씨’에서 아리영과 남편 주왕의 단란한 모습. 그러나 이 드라마는 시청률을 의식한 무리한 연장 방영 탓에 극 전개가 엉뚱하게 바뀌었다며 종영을 촉구하는 사이버 시위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사진제공 MBC

‘시청률인가 시청자들의 신뢰인가’(임가현) ‘임성한은 절필하라! 시청자 우롱은 그만’(이상희)

24일 낮12시부터 자정까지 12시간 동안 MBC 일일연속극 ‘인어아가씨’(월∼금 밤 8·20)의 인터넷 게시판(www.imbc.com)에는 작가 임성한씨의 절필과 ‘인어 아가씨’의 종영을 요구하는 메일이 쏟아졌다.


이 사이버 시위를 주도한 것은 임씨의 절필을 주장하는 ‘임성한 안티 정정당당 카페’(cafe.daum.net/18dlsdj·이하 임안정). 12시간 동안 모두 몇 개의 글이 올랐는지 확실하지 않으나 ‘임안정’은 “MBC가 수천건의 글을 삭제했다”고 주장했다. MBC는 “욕설 등 게시 원칙에 어긋나는 것들만 삭제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임안정’은 특정 드라마 작가를 대상으로 한 최초의 안티 모임. 지난해 9월 개설됐으며 24일 사이버 시위 이후 회원이 급증하고 있다. 24일 회원이 약 8000여명이었으나 27일 오후 2시경에는 1만1209명으로 늘었다.

MBC 인어아가씨 홈페이지

‘임안정’이 이처럼 확산되는 이유는 ‘인어 아가씨’의 무리한 연장 방영에 대한 불만 때문으로 작가 임씨도 공동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이 지적하는 ‘인어 아가씨’의 문제점은 무리한 연장 방영과 시청률 경쟁에만 매달린 결과 극의 전개가 너무 엉뚱하게 바뀌었다는 것이다. 한 제작진은 “작가 임씨도 1년 이상 ‘인어아가씨’를 쓰느라 힘들어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선 ‘인어 아가씨’는 줄거리가 크게 바뀌었고 앞뒤 내용도 맞지 않게 됐다. ‘남편에게 버림받은 어머니(정영숙)를 사고로 죽게 만든 뒤 아리영(장서희)의 복수극이 홈드라마로 둔갑했으며 연장을 위한 가볍고 유치한 에피소드가 이어져 시트콤을 연상시킨다’는 게 지적의 핵심이다.

부적절한 상황도 지적받았다. 어머니가 임신중 이혼의 충격을 겪었기 때문에 아리영의 동생이 자폐아로 태어났다고 한 것이 한 사례. 자폐증의 원인은 선천적인데 이를 부모의 책임으로 돌렸다는 비판이 일었다.

딸기를 일일이 칫솔로 닦는 것을 당연한 일처럼 묘사한 ‘딸기 사건’은 이 카페 홈페이지에 그래픽으로 올라 조롱의 상징이 되고 있다.

연출을 맡은 이주환 PD는 이에 대해 “드라마에서는 현실을 과장해서 표현하기도 한다”며 이번 사이버 시위는 종영을 요구하는 일부 의견이나 드라마가 끝나면 아쉬워할 시청자도 많다”고 말했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인어아가씨’의 지난주 평균 시청률은 35.2%로 KBS2 ‘개그콘서트’를 누르고 1위를 기록했다. ‘인어아가씨’는 6월 27일 종영한다.

조경복기자 kath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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