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KBS ‘부부클리닉’ ARS 전화 돈벌이 급급

  • 입력 2002년 10월 15일 17시 15분


부부 문제를 사회적으로 공론화한다는 평을 듣는 KBS2 ‘부부클리닉-사랑과 전쟁’. 그 취지에도 불구하고 시청자 의견을 받는 ARS 전화를 유료로 운영해 눈총을 사고 있다.사진제공 KBS

부부 문제를 사회적으로 공론화한다는 평을 듣는 KBS2 ‘부부클리닉-사랑과 전쟁’. 그 취지에도 불구하고 시청자 의견을 받는 ARS 전화를 유료로 운영해 눈총을 사고 있다.사진제공 KBS

부부 갈등을 재연 형식으로 드라마화한 KBS2 ‘부부클리닉-사랑과 전쟁’(금 밤 11시)이 시청자에게 이혼 찬반을 묻는 ARS(자동응답서비스) 전화를 유료로 운영하고 있어 시청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프로그램이 시청자들에게 응답을 요구해놓고도, 이에 참여하는 시청자들에게 요금을 전가시키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지적이다.

‘부부클리닉’은 방송 직후인 토요일 자정부터 24시간 ARS를 통해 시청자의 의견을 모아 다음회에 그 결과를 알려준다. 이 전화는 기본 통화료외에 30초당 50원의 이용료와 10%의 부가세가 별도로 부과된다.

이 서비스를 담당하는 KBS 미디어에 따르면 시청자 한 명의 전화 사용 시간은 평균 1분 30초로 약 210원어치. 매주 ARS를 통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시청자 수는 4000여명이다.

특히 ‘부부클리닉’측은 방송 뒤 24시간이 지나면 시청자 의견을 모으지 않는데도 별도의 안내를 하지 않아 이를 모르는 시청자들이 ‘부부 클리닉’에 전화를 걸면 엉뚱하게 ‘KBS 시청자 퀴즈 ARS’로 연결돼 헛돈을 쓰게 된다.

방송위는 이처럼 시청자들을 ARS에 유도하는 방송사의 행태에 대해서 엄중한 경고를 내리기도 했다. 방송위는 지난달 29일 “ARS 전화가 시청자 참여 및 정보제공이라는 기본 취지에서 벗어나 지나치게 상업성을 띤다”며 시정을 촉구했다.

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조정하 국장은 “시청자 개인에게는 큰 돈이 아니나 ARS 사업의 일환으로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것은 공영방송 답지 않다”고 말했다.

‘부부클리닉’의 장성환 담당 책임PD는 “내부적으로도 이에 대한 문제가 제기돼 현재 무료화 계획을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수경기자 sk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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