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유리구두’ 협찬사 과다노출 드라마인지… CF인지…

  • 입력 2002년 5월 19일 16시 53분


김종학 프로덕션이 제작한 SBS 드라마 ‘유리구두’의 출연자들은 유난히 휴대 전화를 자주 사용한다. 매회 평균 5∼10번의 통화 장면이 나오는데 대부분 휴대전화다. 극중 인물들은 “모바일 컴퓨터 개념의 무선 인터넷 상품”이라고 말하는 등 이동 통신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나눈다.

물론 이는 드라마의 배경인 ‘제하그룹’의 주력 사업이 이동 통신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협찬사인 KTF가 지나치게 간접 홍보되고 있어 ‘홍보쇼’를 연상시킨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매회 10회 이상씩 시청자들에게 노출되는 ‘제하그룹’의 이동통신 로고 CTF는 KTF와 글자 하나만 바꿨을 뿐 모양새가 똑같다. 신사업팀장인 장제혁(한재석)의 사무실에는 KTF의 브랜드인 ‘매직 엔’ 깃발이 버젓이 놓여있다. 사원 이선우(김현주)는 상사인 김태희(김지호)에게 “신상품의 컨셉트를 ‘아이콘만 누르면 바로 뜬다’로 정하자”고 말한다. 이는 ‘매직 엔’의 광고카피인 ‘아이콘으로 뜬다’와 거의 동일하다.

또 태희가 신상품 개발 프로젝트를 브리핑할 때 전면 스크린 상단에는 KTF의 슬로건인 ‘First in Mobile’이라는 문구가 뜨고, 새로 개발한 서비스는 현재 KTF가 홍보하고 있는 ‘멀티 팩’과 흡사한 ‘아이콘 팩’이다. 이 밖에도 사무실 곳곳에 KTF의 로고가 있는 포스터와 스티커가 붙어 있고 여과없이 화면에 나오고 있다.

시청자들은 “해도 너무 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회사원 박용식씨(31·서울 동작구 사당동)는 “아무리 협찬사의 눈치를 봐야 한다지만 ‘유리구두’는 간접홍보가 너무 심하다”며 “짜증이 나서 채널을 돌리는 때도 있다”고 말했다.

제작진은 “협찬사와 제품의 노출 빈노를 놓고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으나 간접홍보를 철저하게 막는 것은 쉽지 않다”며 “노골적인 부분이 있었다면 앞으로 주의하겠다”고 말했다.김수경기자 sk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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