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CBS '유영재의 가요속으로' 주부들에 인기 폭발

  • 입력 2001년 12월 10일 18시 14분


30, 40대 주부들을 주 청취층으로 하는 CBS FM(93.9Mhz) ‘유영재의 가요속으로’(월∼토 오후 4시)가 공개 라이브 방송 ‘생음악 전성시대’로 아줌마들의 갈채를 받고 있다.

9월 첫선을 보인 ‘생음악 전성시대’는 13일 서울 대학로 라이브 극장에서 7번째 공연을 갖다. 무대에는 거의 매번 이은미 박강성 등 라이브형 가수들이 대거 출연한다.

“이제 주부 청취자들에게도 ‘찾아가는 서비스’가 필요해요. ‘음악을 들려줄테니 앉아서 듣기만 하라’는 식은 경쟁력이 없어요.”

이 프로의 진행자인 유영재 아나운서(38)는 주부들을 집 밖의 공간으로 끌어낸다는 것 부터가 의미가 크다고 말한다.

“10대들만 가수들에 열광하는줄 아세요? 공개방송에서 ‘앙코르!’, ‘오빠!’하면서 손 흔들고 박수치고…. 정말 열광의 도가니가 됩니다. 주부들이 문화에 그만큼 목말라한다는 뜻이지요.”

공개방송 방청권의 경쟁률은 무려 6대 1. 이를 얻기 위해서는 우선 프로그램에 가슴 뭉클한 사연을 보내야 한다. 인터넷을 못하는 엄마를 대신해 사연을 보낸 딸, 암선고를 받은 남편을 위해 노래를 신청한 여인, 아들에게 직접 연주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며 ‘생음악…’ 무대에 서기를 자청한 남성 등 ‘유영재…’에는 진한 ‘사람 냄새’가 밴 사연들이 가득하다.

“한번은 방청권 때문에 누가 퀵 서비스로 잘 차려진 밥상을 보냈어요. 금방 한 햅쌀 밥에 고들빼기 김치, 아욱국, 각종 밑반찬을 보냈더라고요.”

11년째 라디오를 진행하고 있는 유 아나운서는 이 프로를 통해 두터운 팬층을 확보했다고 한다. 주부들의 반응을 엿보기 위해 틈만 나면 식당 아줌마나 이웃 주민들과 만나면서 아줌마 문화의 실체에 다가섰기 때문.

“지금은 생활에 찌든 아줌마가 됐으나 공연을 보고 나면 누구나 마음 한 켠 잠자고 있던 소녀시절 감성이 깨어나는 것 같다고들 하세요. 그럴 때 가장 보람을 느낍니다.”

<김수경기자>sk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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