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HDTV '생생함'을 본다…스포츠 오락프로부터 "큐"

  • 입력 2001년 10월 30일 19시 03분


《국내에도 ‘HDTV(High Definition TV·고화질 TV)’ 시대가 개막됐다. SBS가 26일 수도권 을 대상으로 HDTV를 처음 방송한 데 이어 KBS와 MBC도 연내 첫 방송을 내보낸다.

컬러TV에 이어 두 번째 영상혁명으로 불리는 HDTV는 선명한 화질과 생동감있는 사운드가 특징. HDTV가 기존 아날로그 TV와의 차이, 시청자들의 감상법 등을 알아본다》

▣우리집의 작은 영화관

HDTV화면의 가로세로 비율이 16:9로 기존 TV(43)보다 가로 화면이 길다. TV의 화질을 결정하는 주사선(가로선)도 1050~1250개로 아날로그 TV(525~625)보다 많아 화면이 훨씬 선명하다. 마치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음향은 아날로그 TV가 스테레오 등 2채널에 불과한 반면 HDTV는 5.1채널(6개 스피커)에서 나오는 장면에 대한 상세 정보와 홈쇼핑, 홈뱅킹, 이메일 교환 등 쌍방향 대화도 가능해진다.

▣땀구멍까지 보인다

HDTV 화면에서는 출연자의 땀구멍과 분장 상태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이때문에 분장 시간이 기존보다 2~3배 걸리고 촬영도중 얼굴에 땀이 흘러 분장이 훼손되면 일단 촬영을 중단하고 분장을 고쳐야 한다. 또 좌우로 화면이 길어지기 때문에 무대도 전보다 넓어야 한다. 드라마 세트도 허술한 부분들이 화면에 고스란히 드러나므로 신경을 써야 한다. 방송사측은 제작비와 시간도 지금보다 3~5배나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스포츠 중계는 한 대에 85억원이나 하는 HDTV용 중계차를 이용해야 한다. 이를 이용하면 박진감 넘치는 화면과 음향을 안방에 전달할 수 있다.

국내 최초로 디지털 다큐멘터리 '한국의 사계'를 연출했던 KBS의 장해랑 PD는 "HDTV 기술이 초보단계여서 상당기간 연습이 필요하다"며 "음향의 경우 5.1채널 서라운드를 만들만한 기술력이 부족해 상당기간 스테레오 음향에 만족해야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만만찮은 수상기 값

국내 HDTV의 보급률이 1%가 되지 않아 당분간은 디지털 방송도 아날로그 방식을 겸해 송출된다.

HDTV를 보려면 HDTV 수상기를 갖춰야 하며 현재 일반 TV의 5~10배가 넘는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LG, 삼성 등 국내회사를 비롯해 소니, 필립스 등 가전업계 홈페이지에는 다양한 종류의 HDTV 관련 정보가 게재되어 있다.

그러나 HDTV 수상기를 구입했어도 수도권 지역 외에 시청자들은 좀더 기다려야 한다. 디지털 방송 영역이 2003년에 광역시, 2005년에 전국 시군구 지역으로 확장되기 때문이다.

▣스포츠 오락프로부터 "큐"

26일 HDTV 방송을 시작한 SBS(채널 16)는 '진실게임' '도전 1000곡' '한선교·정은아의 좋은 아침' '생방송 행복찾기' '생방송 인기가요'를 HDTV 프로그램으로 정규 편성했다.

KBS 1TV(채널 15)는 11월5일부터 1TV에 '한국의 미' 'HD 다큐멘터리' 'KBS 예술극장' 'TV쇼 진품명품' '국악 한마당' '열린 음악회' 등을 HDTV로 제작하며 2TV(채널 17)는 12월31일부터 본방송에 들어간다.

MBC(채널 14)는 12월2일부터 스포츠 중계와 '음악캠프' '전파견문록' '스트극장' '가요콘서트' 등 주 10시간 이상을 HDTV용으로 제작할 예정이다.

※ 디지털 TV 가격대 비교

크기(인치)가격(만원)상품명(가전사)
54314파브(삼성)
56582X 캔버스(LG)
62467파브(삼성)
641130X 캔버스(LG)
65890파브(삼성)

▼마니아가 말하는 HDTV▼

영화 ‘반칙왕’의 김지운 감독은 최근 집에 40인치 HDTV를 비롯해 ‘홈시어터’를 구축했다. 그는 영화계의 대표적인 DVD 마니아.

“SBS가 HDTV 방송을 처음 시작한 후 이 방송국의 ‘진실게임’을 봤더니 화질이 기존 TV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좋더군요.”

기존 TV와의 차이를 확연히 느낄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일반 TV와는 달리 스튜디오 조명이 뿜어내는 빛의 양에 따라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화면의 질감을 느낄 수 있었어요. 일반 TV의 주사선으로는 그 빛을 다 담아낼 수 없지요.”

김 감독은 화질 못지않게 서라운드 음향을 HDTV의 장점으로 꼽았다. 김 감독은 보다 풍성한 소리를 위해 HDTV에 ‘트윈 스피커’를 연결했다.

예를 들어 ‘동물의 왕국’에서 사자 떼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이동하는 소리가 스피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그대로 들린다는 것.

<황태훈기자>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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