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특집/비디오]연휴 뒤풀이 이런 비디오로…

  • 입력 1999년 9월 22일 10시 14분


모처럼 맞는 4일간의 추석 연휴. 차례상도 물리고 나들이도 다녀온 뒤 TV에서 재탕 삼탕하는 오래된 영화들이 지겨우면 비디오를 빌려보자. 시간이 없어 미처 보지 못하고 놓친 최근의 영화들이 신작 비디오로 출시됐다. 가족끼리, 부부 연인끼리 보면 좋은 영화나 혼자 보는 게 더 즐거운 영화들을 골라봤다.

▼가족끼리▼

‘인생은 아름다워’에서는 전쟁의 와중에서 어린 아들을 지키기 위해 슬픔과 공포를 웃음으로 승화시키는 아버지의 눈물겨운 노력이 펼쳐진다. ‘레이닝 스톤’에는 딸의 드레스를 사주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실업자 아버지의 분노가 담겨 있다. ‘에이미’에서는 아빠를 잃고 실어증에 걸린 소녀가 노래를 통해 세상과 교감하고, ‘중앙역’의 늙은 독신녀와 외톨이 소년은 여행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마음을 씻어낸다. 전도연의 늦깎이 초등학생 연기가 단연 돋보이는 ‘내 마음의 풍금’, 인디언 혼혈계 소년의 눈을 통해 자연과 하나로 호흡하는 인디언의 세계를 그린 ‘리틀 트리’도 가족이 함께 보면 좋은 최신 비디오들.

▼부부 연인끼리▼

신혼부부 혹은 연인이라면 경쾌한 유머와 상상력이 듬뿍 담긴 ‘셰익스피어 인 러브’로 시작해보자. 미국 MTV가 ‘올해 최고의 키스신’으로 꼽은 기네스 펠트로와 조셉 파인즈의 키스와 정사 장면도 멋있다. 상큼한 로맨틱 코미디를 보고 싶다면 ‘유브 갓 메일’이 제격. 심은하와 이성재가 토닥거리며 조금씩 감정을 키워가는 귀여운 영화 ‘미술관옆 동물원’도 흥미있다. 배우 겸 감독 에드워즈 번스가 들려주는 사랑학 개론이라 할 ‘치즈케익&블랙커피’와 사랑과 성에 대한 솔직한 고민을 털어놓는 미국 신세대들을 만날 수 있는 ‘체이싱 아미’도 볼 만하다.

▼나홀로라면▼

기나긴 연휴에 비디오가 가장 절실히 필요한 부류. 이 기회에 톡톡 튀는 젊은 감각의 영화들을 골라보자. ‘롤라 런’은 반복과 변주를 특징으로 하는 테크노 음악처럼, 같은 내용을 세 번 되풀이하면서 다양한 변용을 선보이는 ‘테크노 영화’. 어리벙벙한 패거리들의 좌충우돌 소동을 그린 ‘록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즈’도 놓치지 말자. 허를 찌르는 반전과 재기발랄한 구성이 특징. 황당한 코믹 잔혹극 ‘형사에겐 디저트가 없다’도 뭔가 남다른 영화에 대한 기대를 배반하지 않는다.

〈김희경기자〉susan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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