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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3월 22일 19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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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광수
이 영화는 늙은이가 젊은 여자를 ‘꼬시려는’, 졸렬할 정도로 상식적인 이야기이다. 테러장면과 상징적인 장면들이 많지만 무슨 대단한 뜻을 품은 것같진 않다. 오히려 감독이 의도했던 건 ‘조롱’이 아닐까. 영화에 너무 많은 의미를 덧붙이는 시각에 도전하기 위한 일종의 장난같다.
이 영화는 늙은이도 젊은 여자를 좋아한다는, 너무 당연해서 많은 사람들이 다른 것으로 호도하려 하는 상식적 욕망을 그대로 보여주고, 당연한 욕망조차 마음껏 발산하지 못하게 하는 문화를 조롱했다.
▼ 이광모
마교수의 의견에 동의한다. 이 영화는 성적인 강박과 부르조아 사회의 위선적인 문화를 비웃고 할리우드식의 매끈한 영화 제작 관습조차 조롱하고 있다. 관객으로 하여금 ‘아,그럴 듯하다’고 느끼게 만들 수 있는, 감독이면 누구나 사용하는 트릭조차 쓰지 않고 그런 것들을 드러내놓고 조롱했다. 루이 브뉘엘은 진정 달관한 대가다.
〈김희경기자〉susan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