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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3월 3일 19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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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님께’로 인기를 끌고 있는 신인그룹 ‘god’.
이민 1.5세대인 리더 박준형은 97년 가수의 꿈을 안고 미국에서 귀국했다. 그가 일곱살때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자 3남매를 키우기 위해 온갖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은 어머니를 남겨둔 채.
‘∼언제나 혼자서 끓여먹었던 라면 그러다 라면이 너무 지겨워서 맛있는 것 좀 먹자고 대들었었어∼’.
지난해말 스튜디오에서 이 노래를 녹음하면서 그는 눈시울을 붉혔다. 박준형은 “막내로 철없이 자라 고생하는 어머니의 속을 무척 썩혔다”면서 “어린 시절 기억이 떠올라 어머니 생각이 간절했다”고 말했다.
‘어머님께’는 최근 케이블TV의 가요차트 1위를 차지했고 15만장의 음반 판매량을 기록하며 가파른 인기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자장면에 얽힌 기억을 담은 가사가 국제통화기금(IMF)라는 사회적 분위기를 타고 10대는 물론 중장년층의 가슴을 파고든다. 이 노래가 ‘헝그리 송’으로 불리는 것도 이때문이다.
보컬 김태우는 “방송 출연으로 바빠 거리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를 지난주에야 처음 들었다”면서 “가게 아저씨들로부터 노래가 맘에 든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고 말했다.
‘god’라는 그룹의 이름은 신처럼 절대자는 아니지만 노래를 통해 외롭고 힘든 사람들에게 힘이 되고 싶다는 의미. 이들은 가출청소년 두명이‘어머님께’를 듣고 집에 돌아가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을 전해듣고 가수가 된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김갑식기자〉gs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