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콘택트」,블랙홀…외계인…환상의 우주여행

  • 입력 1997년 11월 5일 08시 34분


『외계인이 과연 있을까요?』 『우주는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넓단다. 만일 이 광활한 우주에 인간만 존재한다면 그건 엄청난 「공간 낭비」지』 영화 「콘택트(접촉)」는 이처럼 호기심에 빛나는 소녀와 자상한 아버지의 대화로 시작된다. 「코스모스」의 저자인 천문학자 칼 세이건이 원작자이자 공동제작자로 나서 일찍부터 화제가 된 영화. 「포레스트 검프」의 합성 화면으로 이미 「악명높은」 로버트 제메키스 감독이 클린턴 대통령의 담화장면을 교묘히 삽입해 백악관으로부터 항의를 받았던 영화. 할리우드가 지적 여성을 내세우고 싶을 때 주저없이 선택하는 배우 조디 포스터가 오랜만에 출연한 영화. 「콘택트」가 국내에서도 개봉된다. 그리고 관객들의 오랜 기다림을 실망시키지 않을 듯하다. 엘리(조디 포스터 분)는 밤하늘의 수많은 별을 보며 단파 방송에 귀기울이던 소녀. 과학도가 된 그녀는 외계 생명체의 존재를 밝히는 것을 일생의 과제로 삼는다. 주변의 따돌림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연구에 몰두하던 그녀는 어느날 50광년 떨어진 베가성으로부터 정체모를 메시지를 받는다. 암호 해독 결과 은하계를 왕래할 수 있는 우주선의 설계도임을 알게 되는데…. 실제로 미항공우주국(NASA)의 외계인 탐사계획에 관여했던 세이건은 세계 최대의 전파망원경이 있는 푸에르토리코의 아레시보와 플로리다의 NASA기지를 배경으로 사용했다. 세이건과 제메키스 감독은 함께 시나리오 작업을 했는데 세이건은 영화가 지나치게 드라마쪽으로 쏠리는 것을, 제메키스감독은 너무 과학쪽으로 기우는 것을 견제했다. 결과적으로 과학적 지식과 드라마적 재미가 살아 있는 영화가 만들어질 수 있었다. 마침내 주인공 엘리가 우주의 블랙홀을 따라 베가성으로 여행하는 대목에 이르면…. 「압권」이란 말은 이런 장면을 위해 만들어진 수사다. 「서기2001년,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상상력은 첨단 디지털의 발달에 힘입어 더욱 확장되고 흥미진진한 우주여행으로 관객들을 이끈다. 단점이라면 과학자 엘리를 사랑하면서도 그녀와 상반된 세계관을 가진 신학자 파머 조스(매튜 매커너히 분)의 이념적 대립이 제대로 묘사되지 못했다는 것. 그리고 매튜 매커너히가 그 역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 창조인가 진화인가―우주와 존재에 대한 두가지 세계관, 그중 하나를 대변하기에 매커너히는 진지하지도 지혜롭지도 못한 건달같았다. 15일 개봉 〈신연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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