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남성 듀엣 「유리상자」

  • 입력 1997년 8월 29일 08시 15분


유리처럼 투명한 음과 파스텔톤의 아련함. 남성 듀엣 「유리상자」의 이미지다. 이들은 여름이 되기 전 음반을 만들어 두었다가 가을을 겨냥해 최근 내놓았다. 『노란 잔디에 묻어나는 가을 햇빛을 내려다보며 들을 수 있는 음반』이라는 게 「유리상자」의 설명이다. 머리곡 「순애보」는 듀엣 박승화 이세준의 보컬 화음으로 짙게 색칠한 곡이다. 이세준의 잔잔하고 맑은 여림과 박승화의 고조되는 긴장이 어울려 있는 발라드다. 가사는 이세준의 체험담이다. 좋아하는 마음이 여전한데 어떻게 하다보니 헤어지는 풋사랑의 경험. 이세준은 『붙잡고 싶었는데도 그러지 못했다. 서러웠다』고 말했다. 박승화는 「사랑해요」(93년) 「넌 웃을 수 있었니」(96년) 등 두 장의 솔로 앨범을 냈던 가수. 솔로 데뷔를 준비하던 이세준과 손잡고 듀엣으로 나섰다. 박승화의 콘서트 때 무대에 나서 우연히 화음을 맞춘 게 「타고난 듀엣」이라는 평을 들었던 것. 인기남성듀엣 「일기예보」와 비슷하다는 소리도 듣는다. 그러나 이들은 전혀 다르다고 강조한다. 『음색이 달라요. 무엇보다 가을 이미지는 우리만의 트레이드 마크인데…』 「유리상자」는 깨어지기 쉬운 유리 속에 가장 소중한 음악을 담겠다는 소박한 뜻에서 지은 이름. 음반에는 「문제아」의 「문제」를 적극 이해하자는 메시지의 「문제아」와 과거 듀엣 「시인과 촌장」의 「가시나무」 리메이크곡 등 10곡이 담겨 있다. 「유리상자」는 또 인터넷방송 M2의 라이브 뮤직쇼 「인터넷 유리상자」에서도 DJ를 맡고 있어 사이버 대중문화의 윤곽을 어느 정도 알 수 있다고. 연말 예정으로 라이브 무대를 준비중이다. 〈허 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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