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재기자] 22일 개봉되는 「지상만가」(김희철 감독)는 젊은 시절 한번쯤 겪게 되는 좌절과 방황의 기록을 담고 있다.
주인공은 불우한 과거로 고통받는 두 남자와 맑은 영혼을 지닌 한 여자. 술로 세월을 보내는 음악천재 광수(신현준)와 할리우드 스타를 꿈꾸는 락카페 종업원 종만(이병헌), 광수의 음악세계를 사모하는 음대휴학생 세희(정선경)가 극의 중심인물이다. 살인을 저지른 악덕형사가 인사불성 상태의 광수에게 누명을 씌우면서 세 젊은이의 색다른 우정과 사랑이 싹트기 시작한다. 우연히 광수의 악보를 보고 호감을 느낀 종만은 경찰에게 쫓기는 음악천재의 후원자로 나서고 세희 역시 광수의 고통을 따스하게 어루만져 준다.
전체적으로 무거운 느낌이지만 짐 캐리, 로빈 윌리엄스 등 할리우드 배우의 영화속 장면을 흉내내는 이병헌의 코믹 연기는 자연스러운 웃음을 이끌어 낸다. 후반부 극 중심이 음악천재의 고뇌를 강조하는 쪽으로 옮겨가면서 「샤인」과 「라스베가스를 떠나며」를 합친 듯한 분위기가 연출되는 것도 이 영화의 특징.
김감독은 『세 인물의 굴절된 삶을 통해 절망의 끝엔 반드시 희망이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영화는 광수 추격에 나선 경찰을 지나치게 무능력한 존재로 묘사, 극의 사실성과 긴장감을 유지하는데 실패한 아쉬움을 남겼다.
시사회에서 젊은 관객들은 컴퓨터그래픽과 배경음악의 완성도에 만족을 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