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동 명품거리에… 럭셔리 브랜드 ‘플래그십 스토어’ 출점 경쟁

  • 동아일보

보테가 베네타, 티파니, 롤렉스 등 단독 매장서 브랜드 이미지 온전히
성장세 가파른 韓 명품시장 주목… ‘큰손’ 외국인 관광객 유입도 한몫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들이 서울 강남구 청담동 명품거리에 잇따라 플래그십 스토어(대형 단독 매장) 개장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한국 명품 시장의 성장 속 글로벌 ‘큰손’ 외국인 관광객까지 서울로 몰려들자, 국내외 주요 브랜드들이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청담동 단독 건물에 주목하고 있어서다.

6일 명품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명품 브랜드 보테가 베네타는 내년 상반기(1∼6월) 청담동에 브랜드 최초 단독 플래그십 스토어를 연다. 신축 매장은 총면적 3197.8㎡(약 969평)에 지상 6층 규모로 조성된다. 보테가 베네타는 현재 국내 주요 백화점에서 총 28개 매장을 운영 중이지만 백화점 밖 가로변에 단독 매장을 내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청담동 일대는 현재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이 단독 매장 출점 경쟁이 한창이었다. 최근 이곳을 방문해 보니 청담사거리부터 압구정로데오역으로 이어지는 약 700m 길이의 왕복 6차선 대로변에는 영업 중인 매장들 사이로 공사 가림막을 세우고 신축 공사를 진행하는 곳들이 여럿 눈에 띄었다. 보테가 베네타 바로 옆에는 총 1838.56㎡(약 557평) 규모의 폴로 랄프로렌 플래그십 스토어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약 100m 떨어진 맞은편 부지에서는 티파니가 총 면적 3655.5㎡(약 1107평), 지상 7층 규모의 플래그십 스토어를 짓고 있다. 롤렉스도 청담동에서 911.19㎡(약 276평) 규모의 단독 매장을 짓고 있으며, 올해 9월 공사를 마무리하고 하반기(7∼12월)에 문을 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청담동은 1990년대 갤러리아 명품관 개점 이후 30여 년간 국매 명품 소비의 대표 상권으로 자리 잡아 왔다. 초기에는 가방을 중심으로 한 루이뷔통모에에네시(LVMH) 계열 브랜드들이 상권을 이끌었고, 코로나19 대유행기를 거치며 명품 의류와 신발 브랜드의 단독 매장이 들어섰다. 최근에는 하이 주얼리와 시계 브랜드까지 입점하고 있다.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이 청담동에 대형 매장을 쏟아내는 배경에는 한국 명품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가 있다. 글로벌 데이터 분석 기업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명품 시장 규모는 2016년 13조3283억 원에서 2020년 15조2182억 원으로 늘어난 데 이어 2025년에는 21조1071억 원까지 증가했다.

특히 청담동 매장 개장을 앞둔 브랜드들은 최근 매출 급등세를 바탕으로 플래그십 스토어 운영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티파니코리아 매출은 2024년 3779억 원에서 지난해 4504억 원으로 19.2%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국내에서 롤렉스를 공급하는 한국로렉스는 3426억 원에서 4269억 원으로 24.6%, 프라다코리아는 6032억 원에서 6863억 원으로 13.8% 늘었다.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 기업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남신구 이사는 “백화점에서는 명품 브랜드가 이미지를 온전히 보여주는 데 한계가 있어 단독 매장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외국인 관광객 유입도 청담동 상권의 매력을 키우고 있다. 한국관광 데이터랩에 따르면 청담동 외국인 관광총소비 지출액은 올해 5월 341억1578만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월(185억6196만 원) 대비 83.3% 증가한 수치다. 남 이사는 “원화 가치 하락으로 국내 명품 가격의 메리트가 커진 데다, 아시아권 VVIP들이 메디컬 관광을 위해 청담동을 많이 찾는다”며 “소비력을 갖춘 글로벌 큰손 유입으로 청담동 명품 상권도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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