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준법감시위 “반도체 투자, 정치 논리에 좌우돼선 안돼”

  • 동아일보

이찬희 위원장, 지방분산 추진 관련
“기업-국민경제 영향 고려해야… 실제 투자땐 준감위 논의사항 될것”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사진)이 최근 정치권과 재계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는 반도체 생산시설의 비수도권 이전 논의와 관련해 기업 경영이 정치적 논리에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준감위는 삼성 주요 계열사의 투자, 노무, 인사 등 경영 활동 전반의 준법 여부를 감시하고, 이에 대한 의견을 회사 측에 전달하는 위원회다.

이 위원장은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서초사옥에서 열린 4기 준감위 정례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비수도권 반도체 투자에 대해 “기업의 지속 가능성과 국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지 않은 채 정치권 논리에 좌우되지 않도록 유의 깊게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이어 “실제 투자로 이어지게 된다면 준감위의 논의 사항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이 위원장의 발언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광주·전남에 반도체 후공정 생산기지 신설을 검토하고, 지방자치단체가 지역 투자를 독려하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이달 말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리는 주요 그룹 총수 간담회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이 참석해 반도체 생산기지의 지방 이전이 논의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현재 반도체 공장의 비수도권 이전을 요구하는 쪽에서는 수도권의 전력 인프라 포화 문제를 지적하며, 신재생에너지 자립도가 높고 용수와 부지가 확보된 호남권 등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협력업체와 연구개발(R&D) 시설이 밀집한 기존 수도권 클러스터를 이탈할 경우 생산 효율성이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경쟁국이 기술 격차를 빠르게 좁히며 추격해 오는 상황에서 핵심 인력의 지방 유치 난관 등 집적 효과 약화를 고려해야 한다는 신중론이다. 반도체 후공정 지방 이전과 관련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양사는 “아직 확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이 위원장은 최근 삼성전자 노사가 합의한 ‘영업이익의 12%’ 성과급 지급에 대해 “위법성 여부에 대해 관심 있게 지켜봤지만, 아직 특별한 문제점을 발견하지는 못했다”며 “삼성 내부에서도 충분히 법률적 검토를 거친 후에 진행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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