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탁업체에 절대 불리한 특약 설정
변호사 비용-파업 손실도 부담시켜
공정위, 하도급계약 전수조사-제재
서울 시내의 주차장에 쿠팡 배송트럭이 주차돼 있다. ⓒ 뉴스1
‘영업점 과실로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에 행정처분이 내려지거나 고소 및 고발이 제기된 경우, 영업점은 변호사 보수를 포함한 일체의 비용을 부담한다. 과태료, 벌금 등 금전적 제재가 부과된 경우 영업점이 대신 납부해야 한다.’
쿠팡 물류 전문 자회사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는 영업점과 계약을 맺으며 영업점에 절대적으로 불리한 특약을 설정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쿠팡이 짊어져야 할 행정 책임을 영업점에 떠넘긴 것으로 보고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처럼 위탁업체와 부당한 계약을 맺어 온 택배사들이 당국의 제재를 받았다.
18일 공정위는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 CJ대한통운, 롯데글로벌로지스, 한진, 로젠 등 5개 택배사업자의 하도급법 위반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30억7800만 원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 정부 합동 점검을 계기로 5개 업체 하도급 계약 9186건을 전수조사한 결과다. 업체별 과징금은 쿠팡이 7억5900만 원으로 가장 많았다. 한진(6억9600만 원), 롯데(6억3300만 원), CJ(6억1200만 원), 로젠(3억7800만 원)이 뒤를 이었다.
쿠팡 등은 영업점과 터미널 운영사업자, 화물 운송업자에 택배 및 배송 등을 맡기면서 부당한 특약을 설정했다. 안전사고 발생에 따른 책임과 비용을 전부 위탁업체에 떠넘기기도 했다. 한진은 택배 터미널 운영을 위탁하면서 ‘위탁업체의 피고용인, 작업근로자 및 제3자에 대한 안전사고 또는 산재사고에 대해 일체의 민형사상 책임을 지고 한진은 면책한다’고 규정했다.
노동조합 파업 등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도 전가했다. CJ는 ‘협력사는 파업, 태업 등 노사 분규가 발생한 경우 자기 비용과 책임으로 최단 시일 내에 이를 해결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로젠 역시 유사한 규정을 두고 있었다.
이 외에도 고객의 개인정보 분실, 유출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택배사의 책임을 면제하거나 계약상 의무 위반 시 소명 기회 없이 즉시 계약을 해지하는 불공정 조항들이 적발됐다. 공정위는 부당 특약에 대해 재발 방지 명령과 90일 이내 수정·삭제 명령을 내렸다.
총 2055건의 계약에 대해 서면 발급 의무를 위반한 사실도 드러났다. 쿠팡은 1047건의 계약에서 용역이 시작되는 날까지 계약 서면을 발급하지 않았다. 롯데는 761일이 지나서야 계약서를 발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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