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증시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52.80포인트(1.00%) 오른 5354.49, 코스닥은 0.33포인트(0.03%) 내린 1114.87로 장을 마쳤다. 오후 3시 30분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일 오후 3시 30분 주간종가 대비 9원 내린 1450.1원을 기록했다. 2026.2.11 뉴스1
지난해 코스피의 기록적인 상승률에 따른 ‘머니 무브’에 힘입어 자기자본 기준 증권업계 1위인 한국투자증권 연간 당기순이익이 2조 원을 돌파했다. 이는 5대 은행 중 하나인 NH농협은행을 앞서는 규모다. 2012년 5대 은행 체제가 갖춰진 뒤 증권사 연간 순이익이 대형 은행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증시 호황에 힘입어 국내 주요 대형 증권사들은 잇따라 ‘순이익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리며 사상 최대 실적 개선세를 나타내고 있다. 자본 시장이 양적 성장을 이룬 만큼, 향후 지속가능한 성장과 이를 통해 자금이 기업과 혁신 산업으로 흘러 가는 생산적 혁신 금융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순이익 1조 넘긴 증권사만 5곳
한국투자증권은 11일 2025년 연간 순이익이 2조135억 원으로 2024년 대비 79.9%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개별 증권사가 순이익으로 2조 원 이상을 거둔 것은 처음이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다른 주요 증권사들도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 등 총 5곳이 ‘순이익 1조 원 이상인 증권사’에 이름을 올렸다. NH농협은행은 이날 지난해 순이익이 1조8140억 원으로 전년 대비 0.4% 증가했다.
증권사 순이익이 증가한 건 연 2∼3%대의 은행 예금 금리보다 높은 수익률이 기대되는 증권사로 돈이 이동하는 머니 무브 현상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가 주식 매입을 위해 증권사 계좌에 넣어두는 예탁금은 지난달 말 기준 106조325억 원으로 전년(55조5786억 원)의 약 2배로 증가했다. 지난해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도 16조9000억 원으로 전년(10조7000억 원) 대비 57.1% 증가했다. 증권사 계좌에서 주식이 거래될 때 붙는 매매 수수료가 늘어나면서 증권사 순이익도 자연스럽게 불었다.
은행에 맡기는 예금은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추세다. 시중은행 4곳(KB국민·신한·하나·우리)에 따르면 10일 기준 전체 수신액 1787조6178억 원에서 즉시 인출이 가능한 예금(요구불예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29.8%였다. 지난해 12월 말 30.9%에서 1.1%포인트 하락했다. 증권가에선 미래에셋증권의 시가총액(29조915억 원·11일 종가 기준)이 은행 기반의 우리금융(27조7848억 원)을 앞선 점도 머니 무브 현상을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하고 있다.
● “거래 수수료 중심 수익 구조 개선해야”
주요 증권사의 순이익 증가세는 올해 들어서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코스피에 이어 코스닥지수도 1,000을 돌파하며 지난달 국내 증시 합산 일평균 거래대금은 62조3000억 원으로 지난해 12월(33조 원) 대비 89.1% 뛰었다. 주식 거래가 여전히 활발해 수수료 수익이 유지되고 있다.
대형 증권사는 종합투자계좌(IMA) 상품을 선보여 투자자 자금을 끌어모으며 추가 수익 창출에 나서고 있다. 국내시장 복귀계좌(RIA) 등 정부가 세제 혜택을 주는 금융투자 상품 가입자 유치를 지원하는 것도 증권사들에 유리한 대목이다.
다만 주요 증권사의 매출에서 수수료 비중이 30∼50%에 머무는 점은 위험 요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증시가 조정 국면에 들어서면 언제든 실적이 줄 수 있다는 뜻이다. 김도영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증권사들이 기업금융, 자산관리 등에서 수익 다각화를 계속 시도해야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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