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026년형 ‘비스포크 AI 스팀’ 로봇청소기를 11일 공개했다. 로봇청소기가 방지턱을 넘고 있는 모습. 뉴스1
삼성전자가 중국 업체들이 장악한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을 탈환하기 위해 2년 만에 야심작을 내놨다. 강력한 흡입력과 고도화된 인공지능(AI), 철통같은 보안 시스템을 앞세워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의 주도권을 차지하겠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다이슨, LG전자 등 전통의 가전 ‘강호’들이 로봇청소기 신작을 쏟아내고, 중국 업체들이 비행과 계단 등반 등 파격적인 신기술로 맞불을 놓으며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은 ‘기술 전쟁’의 한복판으로 접어들었다.
●삼성전자, 2년만에 2세대 로봇청소기 출시
삼성전자는 11일 서울 서초구 삼성 강남에서 미디어 브리핑을 열고 2026년형 로봇청소기 신제품 ‘비스포크 AI 스팀’을 공개했다. 이번 신작은 일반형, 플러스, 울트라 등 3종으로 구성됐으며, 사용 환경에 따라 수동 급배수 방식과 자동 급배수 모델을 선택할 수 있다. 출고가는 사양에 따라 141만~204만 원으로 책정됐다.
삼성전자가 내세우는 로봇청소기 신제품의 핵심 경쟁력은 ‘기본기’와 ‘지능’이다. 흡입력은 전작 대비 2배 향상된 최대 10와트(W)로, 진공 상태에서 10kg 아령을 들어 올릴 수 있는 수준이다. 반면 소음은 줄였다. AI 주행 성능도 대폭 강화됐다. 물처럼 투명한 액체까지 감지해 회피하며, 새로 도입된 ‘이지패스 휠’ 시스템을 통해 기존 2.5cm였던 등반 높이를 4.5cm까지 높여 문턱이나 매트도 거침없이 넘나든다. 청소를 마친 뒤 충전 거치대로 복귀하면 100도의 고온 스팀으로 물걸레 유해균을 99.999% 살균해 위생 우려도 덜었다.
삼성전자는 중국산 로봇청소기 제품의 약점으로 꼽혀 온 ‘보안’과 ‘서비스’를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웠다. 카메라가 달린 로봇청소기의 해킹 및 사생활 침해 우려를 원천 봉쇄하기 위해 비스포크 AI 스팀에 글로벌 최고 수준의 보안 솔루션인 ‘녹스 매트릭스’와 ‘녹스 볼트’를 탑재했다. 이를 기반으로 외출시 집 안 상황을 실시간 확인하는 ‘홈 모니터링’,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을 때 집 안을 순찰하는 ‘안심 패트롤’ 등의 돌봄 기능도 쓸 수 있다.
서비스 면에서는 업계 최초로 ‘원스톱 서비스’를 도입했다. 전문가가 설치부터 기존 제품 철거, 이사 시 이전 설치까지 전담한다. 또한 정수기처럼 월 정기료를 내고 기기 케어와 소모품 교체 관리를 받는 구독 서비스 ‘블루패스’를 적용해 초기 구매 비용 부담을 낮췄다.
●격전 예상되는 한국 로봇청소기 시장
업계에서는 중국산 제품이 장악한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이 삼성전자의 신작 발표를 시작으로 지각 변동이 생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무선 청소기 시장의 강자였던 다이슨도 지난달 자사의 모터 기술력을 집약한 2세대 로봇청소기 ‘스팟앤스크럽 Ai’를 내놓았다. LG전자 역시 올 상반기(1~6월) 내에 신작 로봇청소기 출시가 예정돼 있다. LG전자는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에서 신형 로봇청소기를 선보였다. 세계 최초로 로봇청소기 본체와 충전 거치대에 스팀 청소 기능을 적용했고, 싱크대 걸레받이 등에 설치 가능하도록 해서 죽어 있는 공간의 활용도를 높였다.
글로벌 1위 업체인 중국 로보락은 이달 말 신제품 ‘S10 맥스브이(MaxV) 울트라(Ultra)’ 출시를 앞두고 있다. 로보락은 CES 2026에 세계 최초로 바퀴가 달린 다리를 장착한 로봇청소기인 사로스 로버를 공개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해당 제품은 높은 계단을 올라서면서 청소하고, 제자리에서 펄쩍 뛰어오르기도 했다. 다른 중국 업체인 드리미도 CES 2026에서 드론을 장착해서 날아다니는 비행 로봇청소기를 선보인 바 있다. 한 전자업체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이 앞선 기술을 내세워 로봇청소기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면서도 “국내 업체들이 중국산의 약점으로 꼽히는 보안과 사후 관리 서비스를 강화하고 나선 만큼 앞으로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