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법인세 예상 뛰어넘을 듯
증시 활황에 증권거래세도 증가
‘국채 발행 없이 추경 편성’ 얘기도
올해 국세 수입이 당초 정부 전망을 웃도는 ‘초과 세수’를 달성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기업의 실적 호조를 바탕으로 법인세 등이 많이 들어올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를 재원으로 국채 발행 없이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8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재정경제부는 최근 기업 실적과 소득 여건 등을 기반으로 지난달 국세 수입 실적을 집계하고 있다. 아직 1월 세수 집계조차 완료되지 않았지만, 올해 총 국세 수입은 정부 예상(390조2000억 원)을 뛰어넘을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세수 증가의 핵심 요인으로는 법인세가 꼽힌다. 정부는 올해 법인세 수입을 지난해보다 3조 원 늘어난 86조5000억 원으로 예상했지만, 지난해 국내 주요 반도체 대기업들의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늘어난 점을 고려하면 실제 세수는 이를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삼성전자(43조6000억 원), SK하이닉스(47조2000억 원)의 영업이익은 나란히 연간 최대치를 경신했다.
반도체 대기업의 실적 개선으로 직원들이 성과급을 많이 받아 근로소득세도 당초 전망인 68조5000억 원보다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올해 성과급으로 연봉의 47%를 받는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직원들에게 역대 최대 수준인 기본급(연봉의 20분의 1) 2964%의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했다. 연봉이 1억 원인 직원의 경우 성과급으로만 1억4820만 원을 받는 셈이다.
증권거래세도 세입 확대 요인으로 거론된다. 최근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5,000 선을 돌파하는 등 증시가 활황을 보이면서 거래대금이 크게 늘어서다. 올해 1월부터 코스피, 코스닥 증권 거래세율이 0.05%포인트씩 높아진 점 역시 세수 증대 효과를 키울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세수 여건 개선 전망을 배경으로 추경 편성론까지 확산되고 있다. 초과 세수를 활용하면 국채 발행 없이 추경 편성이 가능하다는 논리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올해 들어 국무회의 등에서 수차례 추경 가능성을 언급했다. 다만, 재정당국 관계자는 “현재까지 정부 내에서 추경 논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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